중고제품을 사고파는 평택의 중고업체 해찬솔. 최근 이곳에는 업소용 싱크대, 반찬 냉장고, 냉테이블 등 중고 주방기기가 물밀듯 쏟아지고 있다.
주변 음식점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중고 주방기기를 맡기는 소상공인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천상현 해찬솔 대표(42)는 “최근 중고 주방기기를 매입해달라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며 “모든 물건을 다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쌓여 상태가 좋은 물건만 골라 받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 대표는 “이미 매입한 물량도 처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소용 물품이라 가정에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업소들이 사가는 것도 아니라 이 물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창업한 음식점 수만큼 기존 음식점들이 폐업하는 등 음식업에 종하사는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줄을 이으면서 넘쳐나는 중고 주방기기 처리에 중고업체들이 한숨만 쉬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경기도 내 음식점은 4만 1천547개가 새로 생겼다가 같은 시기 3만 7천204개(89.5%)가 사라졌다. 최근 국세청 자료를 살펴봐도 지난해 사업자등록을 새로 한 음식점은 18만 1천304건, 폐업한 음식점도 16만 6천751건(92%)에 달했다. 이 같은 소상공인들의 무더기 폐업 이유로는 전반적인 경기 부진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폐업한 음식점들에서 사용되던 물품들은 고스란히 중고시장을 향하면서 중고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이날 수원 구운동의 중고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사장 A씨는 “음식점이 폐업해 중고물품이 많아질수록 중고업체는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오히려 물품을 사가는 사람이 줄어들어 중고업체 역시 덩달아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폐업 후 중고물품이나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이 물품들을 필요로 하는 업자와 연결시켜주는 등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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