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에 임명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줄사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선명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이어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도 임기를 못 채우고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재명호(號)의 산하기관 감찰과 함께 기관장들의 잇따른 사직이 진행되는 만큼, 사실상 ‘자리를 비우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20일 김용학 사장이 경기도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난해 6월 취임한 김 사장은 임기(2020년 6월)를 2년여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김 사장이 ‘민선7기가 출범한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능력 있는 후임자를 모시기 위해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사장이 그간 “공공기관법 등에 따라 청문회 절차를 거친 만큼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왔기에 이번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도의 감찰 정국이 유력한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도지사 인수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 의혹이 드러난 8건을 공개한 바 있다. 이중 경기도시공사의 신규사업 내용도 포함됐다. 당시 인수위는 “신규투자사업인 따복하우스 진행시 경기도시공사 고위간부가 시공사 선정에 개입해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사례를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3일 사직서를 제출한 이선명 사장도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김 사장처럼 임기를 2년 반 남겨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때도 도 감사관이 관광공사 직원들의 ‘쪼개기 수의계약’을 지적, ‘이 사장 사퇴에 압박을 놓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공기관장들의 사퇴가 김 사장의 사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도의 감찰망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포함됐고, 민선6기에 임명된 일부 기관장도 현재 업무를 보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퇴도 조만간 이뤄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현재 유력 기관장 및 임원으로는 김병기 경기신보 이사장과 경윤호 경기신보 감사, 한의녕 경과원 원장 및 박해진 경과원 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최규진 전 사무처장의 사퇴로 공석이었던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이재명 도지사 측 인사(박상현 전 성남시체육회 이사)가 지난 14일 취임했다. 또 양철승 경기도청소년수련원장은 지난달 말께 사표를 내고 수련원을 떠났고,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도 이달 말께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태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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