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 날, 가족끼리 편안한 식사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 이틀째인 21일 오전 개별상봉을 하고 첫날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날 단체상봉 형식으로 재회한 89명의 남측 이산가족 및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3시간가량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들은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도 함께 먹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마다 개별상봉 시간은 있었지만 가족끼리만 식사를 하도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단체로 저녁 식사를 했던 것과는 달리 가족끼리만 식사를 즐기면서 한결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21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상봉행사 둘째 날 단체상봉이 한결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 진행돼 여기저기 이야기꽃이 만발.

 

김병오 할아버지(88)는 북측 여동생 순옥씨(81)의 손을 꼭 잡고 자랑 삼매경에 빠지는가 하면 여든을 넘긴 동생에게 과자를 까서 직접 먹여주는 애틋한 정을 보여.

 

또 김혜자씨(75)는 북측 남동생 은하씨를 껴안으며 “아기 때 헤어져서 73년 만에 만났다. 안 보내고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

 

북측 언니와 여동생을 만난 배순희씨(82)는 “70여 년 만에 만났으니 못다 한 얘기를 더 나누고 싶다. 어제, 오늘 한 얘기도 또 하고 싶다”며 미소를 보여. 전날 첫 상봉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던 이금섬 할머니(92)는 둘째 날에도 아들 리상철씨(71)를 또다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려.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마지막 날 작별상봉 시간이 남북이 기존 합의했던 2시간에서 3시간으로 1시간 연장돼. 당초 마지막 날인 22일 일정은 오전 11시 작별상봉을 시작해 정오부터 공동 중식을 한 뒤 오후 1시 상봉을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남북은 오전 10시부터 작별 상봉을 시작해 오후 1시에 종료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

 

이로써 이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기간 남북의 가족들이 만나는 전체 시간은 20차 상봉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12시간으로 늘어나. 상봉 시간 연장은 이번 행사가 시작된 뒤 남측이 먼저 북측에 제안하고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

 

 

○…북측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은 남측 이산가족 중 일부가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21일 단체상봉을 불가피하게 포기하면서 주변의 안타까운 시선이 이어져. 북측의 조카들을 만나러 온 강화자씨(90)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1일 오후에 열린 단체상봉을 포기. 강씨의 단체상봉 포기 의사가 북측에 전달되자 북측 가족들 역시 상봉장에 불참.

 

한신자씨(99)도 꿈에도 보고 싶던 두 딸을 만나러 금강산에 왔지만 이날 오후에는 단체상봉장에 나타나지 못하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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