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전자 화재 유가족, 각종 의혹 제기

▲ 유가족 항의
▲ 22일 오전 11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가천대길병원 장례식장 5층에서 현장 상황 브리핑을 위해 온 안재화 세일전자 대표를 향해 유가족이 항의하고 있다. 이관우기자

인천 남동공단 화재로 사망한 공장근로자 9명의 유가족은 이번 화재가 인재(人災)라고 입을 모은다.

 

유가족이 제기한 의혹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내부에 인화물질이 있었는지 여부다.

 

한 유족은 “불이 난 뒤 연기가 퍼지는 데 3분이 채 안 걸렸고, ‘시너에 불이 붙었다’는 직원 진술도 있었다”며 “4층서 시너를 쓰는 작업이 있었는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유족은 “딸이 집에서 ‘시너를 쓰면 물건이 새것처럼 되지만,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불도 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다른 유족 역시 과거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공장 근무 경험을 토대로 “PCB를 시너로 닦으면 새것처럼 완벽해져 새것이나 불량 제품이나 똑같이 해서 업체에 보내곤 했는데,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안재화 세일전자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공장은 시너나 인화성 물질을 쓰지 않는다”며 “숨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두 번째 의혹은 스프링클러와 비상벨이 정상 작동했는지 여부다.

 

김경환 세일전자 이사는 “4층에는 스프링클러 32개가 설치돼 있고, 경비실 벨은 작동을 했다”면서도 4층 스프링클러와 비상벨 작동 여부는 감식 중이라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올해 6월 29일 한 소방점검 결과, 4층과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소방 종합정밀점검에서 1~3층 관련 지적사항은 있었지만 4층 관련 지적사항은 없었다.

 

그러나 유족들은 사망자 신원확인 당시, 옷이 젖어있지 않은 점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스프링클러와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 의혹은 근로자들이 내부에 갇혔는지 여부다.

 

한 유가족은 화재 발생 1분 후 언니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갇혀있다, 살려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유족은 “밖으로 나올때도 사원카드가 있어야 하는데, 사고난 뒤 그럴 정신이 있었겠느냐”고 했다.

 

이날 세일전자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내부 도면을 공개했지만, 실제 벽면인 곳에 문이 있다고 표시돼 있는 등 잘못된 도면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희·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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