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정희남 관장 “노인학대 막고 빈곤문제 해결 노인을 위한 나라 만들어야”

관내 노인학대 증가에도 상담인력 증원 안돼… 1인당 7회 상담 그쳐
저소득층 노인 주거비용 줄이기, 값싼 소규모 임대아파트 늘려야

▲ 정희남 관장
“인천지역 노인학대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는 과거보다 사례가 더 많이 발굴되고 시가 지원하는 사업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정희남 인천시 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최근 늘어난 인천지역 노인학대에 대해 표면 아래 숨어 있던 사례들이 사회 모니터링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했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이 지역 노인학대 문제에 대해 전문적·체계적으로 접근해 학대받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권리증진을 위해 지난 2004년에 문을 열었다. 지금은 노인학대 전문상담과 학대위험 제거, 일시보호쉼터 운영 등을 이곳에서 전담하고 있다. 정 관장은 노인학대 방지를 위해선 지속적인 사례 발굴이 필요하고, 보다 세밀히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노인들의 가장 큰 고충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관계기관들이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 관장은 “인천지역 노인들의 자살률의 주요 원인이 바로 빈곤 때문”이라며 “한시적인 정책보다는 기초연금이나 노인 일자리 등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또 “저소득층 노인들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인 주거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도, 값싼 소규모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학대받는 노인들이 급증하면서 어르신 1인당 상담횟수가 줄어드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이다. 정 관장은 “3년 전만 해도 학대받는 어르신 1분당 상담 횟수가 평균 11차례 정도였는데, 늘어나는 학대 노인에 비해 상담인력은 증원이 안 돼 지금은 7회 정도에 그치는 게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상담을 받는 학대 노인들을 보면서 많은 감동도 받는다. 최근에는 자살을 5차례나 시도했던 한 노인이 불안함을 호소해 봉사원들이 하룻밤을 같이 지새우기도 했다. 그는 “상담 후에 어르신댁 냉장고를 열어보니 ‘도움받은 분들을 잊지 말자’라는 글귀가 새겨진 종이를 봤다”며 “어르신들은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 감동을 받지만, 우리는 그런 어르신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고 웃어 보였다.

 

김경희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