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는 88세 유대계 재단사 ‘아브라함’(미겔 앙헬 솔라)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아브라함’은 다리가 썩어들어가고 있는 와중에 기억에서 잊혀진 낡은 수트를 보고 아르헨티나에서 폴란드로 가고자 짐을 꾸린다. 폴란드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 “날 구해준 친구를 만나러 가는거야” 라고 말하는 그는 폴란드로 가더라도 독일 땅을 거치지 않고 가는 법을 요구하는 등 각종 기행을 선보인다.
당연하게도 이 같은 여정은 순탄치 않지만 아브라함의 곁에 있는 젊은 음악인,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스페인 모텔 여사장, 그의 아픔을 이해하는 독일인 인류학자, 폴란드 간호사 등은 그를 이해해주고 여행을 응원하는 이들이 함께한다.
역사적으로도 큰 비극인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이번 영화는 한 노인의 여정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홀로코스트의 비극 뿐만 아니라 한 노인의 살아온 삶, 그리고 그 삶 속에 배겨진 상처를 위로하는 이들 등등. 한여름밤 영화 마니아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 충분하다는 평이다.
이번 영화의 각본ㆍ연출을 맡은 아르헨티나 감독 ‘파블로 솔라즈’는 그는 한국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원작인 ‘내 아내의 남자친구’의 각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번 영화 제작에 있어서 자신의 할아버지 이야기와 카페에서 우연히 들은 실화를 토대로 극본을 썼다고 한다.
영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볼 거리가 많은 이번 영화 <나의 마지막 수트>가 오는 9월초 극장가에서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킬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볼 거리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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