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연천 등 접경지 토지가격 급등
헐값에 매입해 비싼값에 쪼개 팔아
투자자들 재산권 행사 불이익 주의
남북 평화 무드가 조성되면서 파주와 연천 등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땅값이 급등한 가운데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획부동산은 헐값에 대량으로 매입한 토지를 비싼 가격에 여러 필지로 쪼개 되팔아 투자자들은 토지처분 등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KB부동산시장 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 확대로 파주와 연천의 지가가 급등했다.
지난 4~6월 파주시 토지가격은 전월대비 1.77%, 1.41%, 1.46% 상승해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연천군도 1.01%, 1.14%, 0.78% 상승하는 등 파주의 뒤를 이었다.
이처럼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땅값이 계속해 오르자 이 지역 토지를 저렴하게 판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기획부동산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 기획부동산은 전화와 문자를 무작위로 돌려 자신들이 확보한 토지에 투자하면 수년만에 투자금 몇배에 달하는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현혹한다.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A씨(46)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대 투자 수혜처를 소개한다는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서울의 한 부동산컨설팅 회사의 부장이라고 소개한 수화기 너머 남성은 파주시 지방도 및 동서고속도로 인근의 토지와 연천군의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투자를 권했다.
3.3㎡당 10~30만 원 등 가격대도 다양하고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며, 토지 구입시 5년 후 최소 5배 이상의 이득을 볼 수 있다고도 유혹했다.
남북경협 등 호재를 기대하며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A씨는 이들이 정확한 토지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 점에 의심이 생겨 결국 투자 생각을 접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북관계가 좋아지면서 접경지역 개발 호재를 노리고 묻지마 투자자를 노리는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쳐 기획부동산이 소개한 땅을 문의하는 전화가 매일 이어진다”며 “최근에는 정상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펀드 및 금액 대비 지분으로 등기를 하는 수법 등으로 발전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북경협 등 호재를 미끼로 땅을 판매하는 것이 큰 틀에서 기획부동산은 맞지만 이것이 사기임을 증명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정부=박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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