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비교 시점] '상류사회'를 향하는 부부, 박해일과 수애

▲ '상류사회' 장태준과 오수연. 롯데엔터테인먼트
▲ '상류사회' 장태준과 오수연.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9일,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상류 사회'가 개봉했다. 상류사회를 향해 발돋움하려는 두 주인공 '장태준'과 '오수연'을 극히 전지적 비교 시점으로 살펴본다.

# 경제학과 교수 장태준(박해일)

박해일이 맡은 장태준은 유명 경제학과 교수로 강의실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학생이 많고, TV에 패널로 출연할 정도로 인기 강사이다. 동시에 일이 끝나면 집에서 홀로 노래를 부르는 취미를 가진 소시민적인 인물.

장태준는 임대료 인상에 관한 토론에서 "건물주 역시 똑같이 지켜야할 시민이다"라며 임대료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시민은행'을 통한 대출이라고 답한다. 이어 장태준은 그는 시위를 나갔다가 지인이 분신자살하는 것을 보곤 몸을 던져 불을 끈다. 이것이 화제가 돼, 보수정당 민국당의 지역구 후보가 된다.

# 미래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

수애가 맡은 오수연은 미래 박물관의 부관장으로 관장이 되고픈 욕망을 가진 여성. 그녀는  관장이 되고 싶지만 후배인 민현아와 현 관장인 이화란과의 마찰로 관장이 되는 일이 쉽지 않는 상황.

하지만 남편인 장태준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그녀도 염원하던 관장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는 않다.

# 두 사람의 욕망

장태준은 경제학자로서 시민 경제의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시민은행은 시민을 구제하는 금융 프로그램을 하나를 구축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정치가로서 입문하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수연은 관장이 되기 위해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강남에 집을 얻는다거나 세계적 아티스트인 신지호와의 관계, 돈세탁 등의 다소 무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영화는 그런 그녀를 통해 재벌가의 벽이 얼마나 높고 단단한 것인지 그려낸다.

# 그리고 '상류사회'

장태준과 오수연이 진입하려는 상류사회는 두 사람으로 하여금 너무도 큰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장태준에게 다가온 상류사회는 도덕성이 결여된, 욕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세계로 묘사된다. 대표적으로 윤제무가 맡은 미래그룹 회장 한용석은 조폭과 정치인과 연계하여 장태준의 '시민은행'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 이에 투자를 하려다 포기한 기업의 사장에게 조폭을 부리고, 직접 폭력까지 행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수연이 노골적으로 상류사회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만큼, 그녀에게 상류사회의 벽은 더 직접적으로 그려낸다. 민현아와 파리 출장 일로 트러블에서 오수연은 "재벌만 겁 없는 줄 알았니?"와 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돈세탁과 더불어 신지호와의 일을 따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오수연은 신지호와의 일에서 관계를 갖는 영상이 유출된다. 이로 인해 민현아를 찾은 오수연은 무릎을 꿇지만, 재벌가의 영애인 민현아와 어떤 거래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업다. 이어 민현아는 오수연에게 "재벌만 겁 없을 수 있다"는 말로서 오수연이 상류사회로 갈 수 없음을 직접적으로 말해준다.

# 욕망의 결말

장태준과 오수연은 공통적으로 상류사회로 향하는 길을 마주했지만 끝내 상류사회로의 진입에는 실패 또는 포기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상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무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상류사회의 진입을 포기한 장태준은 '시민은행'을 다시 진행하고, 오수연 역시 욕망을 놓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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