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기에 가계대출 550조 돌파

부동산 시장 과열로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 원을 넘어섰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52조 3천92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조 6천549억 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월 대비 증가액이 평균 2조 7천756억 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증가 폭이다.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부동산 활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 8천770억 원 늘어난 392조 2천794억 원이었다. 증가액은 2016년 11월(3조 1천565억 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달 서울 집값이 급속도로 오르자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따라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세자금대출을 통한 우회 수요도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이 아니고 공기업의 보증 덕에 대출이 손쉬워 주택 매매 자금조달에 쓰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전세자금대출을 주택 구매에 유용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이를 주시 중이다. 최근 보유 주택 수와 소득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을 불허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전세대출과 더불어 자금유용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크게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15조 657억 원으로, 전월보다 2조 717억 원 증가했으며 증가폭은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전세자금대출이나 개인사업자대출까지 끌어 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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