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반찬 전년比 최대 120% 늘었다

대파 1단 6천원·시금치 1만원, 장보기 무서운 물가
식재료값 상승에 가정간편식·배달음식 ‘불티’

아이 이유식 재료를 사러 5일 홈플러스 동수원점을 찾은 박현정씨(33·여)는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를 한참 동안 반복했다. 시금치 한 단이 1만 원에 육박해서다. 박씨는 “평소 2천 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이렇게 오른 가격을 보니 선뜻 사기가 어렵다”며 “이유식을 안 먹일 수도 없고, 차라리 시판 이유식을 시켜 먹을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이민희씨(44·여) 역시 “오늘 저녁에 소고기 뭇국을 끓일까 했는데 얇은 무 한 개에 4천200원이라 도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요즘엔 채소보다 고기가 더 싼 것처럼 느껴진다. 차라리 사먹는 게 싸게 치일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이어진 폭우 여파로 신선식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이에 모든 재료가 함께 들어 있어 간편히 데워먹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식품 등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대체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원시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시금치는 한 단에 9천990원으로 지난해 1천80원에 비해 무려 9배 이상 뛰었다. 또 대파 한 단에 5천990원, 파프리카 한 개에 2천990원, 알배기배추와 양배추도 각각 한통에 5천990원, 3천990원으로 2~3배씩 가격이 올랐다.

 

이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고정적인 가공식품과 완조리 배달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 수원점에서는 비비고 김치찌개의 7월 매출이 6월과 비교해 28%, 8월 매출은 42.7% 신장했다. 오뚜기 컵밥 역시 7월 매출이 6월보다 67.3%, 8월은 24.7% 증가했다.

 

또 7월부터 8월 말까지 편의점 CU의 반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1% 증가했으며 GS25도 같은 기간 반찬류 매출이 전년보다 97.8% 증가했고 세븐일레븐 역시 20% 이상 늘었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이날 공개한 ‘7월 온라인쇼핑 동향’ 보고서를 보면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조리 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음식 서비스’ 분야 성장이 두드러졌다. 음식 서비스 올해 7월 거래액은 4천667억 원으로 작년 7월(2천441억 원)보다 91.2% 증가했다. 작년 1월 집계 이후 최대 금액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고 식재료 물가가 뛰면서 올여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 특히 가정간편식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예리·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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