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흥왕리 고려 별궁 ‘이궁터’ 학술발굴 첫 삽 뜬다

국립강화문화재硏 “고려 건국 1천100년… 역사·문화 가치 재조명”

▲ 크기변환_흥왕리 이궁지 전경
▲ 흥왕리 이궁지 전경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맞아 고려사가 재조명 받는 가운데 고려의 항몽수도였던 강화도 흥왕리 이궁(離 宮)터에 대한 학술발굴이 처음으로 이뤄진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한 시대인 소위 강도(江 都, 1232∼1270년) 시기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흥왕리 이궁터를 다음주부터 조사한다고 5일 밝혔다.

 

이궁은 임금이 왕궁 외부에서 머물던 별궁으로, 마니산 남쪽에 있는 흥왕리 이궁터는 강화읍에 조성된 고려 궁지에서 남쪽으로 약 17㎞ 떨어졌다.

 

이궁은 고려 말 몽고의 병란을 피해 강화로 천도한 고려 제23대 고종(高宗)이 강화읍내에 궁궐을 짓고, 고종 49년 기미(己未) 2월(1242년)에 창건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산에 궁궐을 지으면 국가 기업(基業)을 연장할 수 있다는 교서랑 경유(景 瑜) 진언에 따라 세웠다고 알려졌다.

 

특히 강화도 남단 해안가에서 마니산 남북에 긴 참나무 숲이 약 80m 가까이 늘어서 있다. 이 참나무 길이 이궁으로 들어가는 입구로 추정된다.

 

지난 2000년 선문대 고고 연구소가 이궁터에서 지표조사를 진행해 궁궐 서쪽 경계로 판단되는 축대를 찾아냈다. 축대는 한 변 길이가 각각 30m인 L자형이며, 정면 25m·측면 13m인 건물터와 우물터도 나왔다.

 

또 개울과 연결한 배수시설을 겸한 일종의 해자임이 확인됐다. 당시 수습 유물로 고려시대 기와 조각과 고려청자 편 등이 있다.

 

이궁지는 고려항몽시기의 요새화한 궁궐유적으로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물론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궁지는 옛 고려시대 사찰인 흥왕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려 고종 46년(1259년) 풍수도참가 백승현의 진언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대 고려 왕조는 특히 풍수지리설에 따라 많은 이궁을 건립했다.

 

현재 건물은 없어지고 터만 있으며 축대 일부와 주초석이 남아있다.

 

이번에 조사하는 곳은 지표조사에서 확인한 건물터 동쪽 평탄지다. 조사 면적은 약 1천㎡이며, 기간은 2개월 정도로 잡혔다.

 

황인호 강화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과거에 노출된 건물터 성격을 명확히 하고, 출토 유물이 고려시대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라며 “흥왕리 이궁터가 고려 이궁으로 확실히 밝혀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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