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정상 천지 올라 맞손
“백두산 관광 새역사 또 써야”
서울에서 평양으로, 다시 백두산까지. 2박3일 역대 최장거리에서 펼쳐진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큰 걸음을 딛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흘에 걸쳐 정상회담과 오ㆍ만찬, 백두산 동행 등을 함께 하며 굵직하면서도 실질적인 남북관계 진전에 합의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 육성으로 세계를 향해 비핵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연휴도 잊은 채 미국을 방문, 다음 단계 비핵화를 촉진하는 길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계기 2박3일 방북 관련 대국민보고를 갖고 “지난 3일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김 위원장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다만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함으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준다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지자체 간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이날 오전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두 정상은 천지를 배경으로 두손을 맞잡아 번쩍 들어올리며 한반도에 평화가 시작됐음을 8천만 겨레와 세계 만방에 알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 목소리로 백두산 관광이라는 새 역사를 만들어내자고 다짐했다.
남북 정상은 장군봉을 지켜본 뒤, 백두산행 열차가 오가는 간이역인 향도역에 잠시 들렀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마침내 천지에 발을 디뎠다.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백두산 천지를 동반 산책한 것은, 4·27 회담 당시 ‘도보 다리 대화’와 같은 큰 상징성을 띤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평양ㆍ서울공동취재단=강해인ㆍ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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