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계기 협력 구축 가시화
서해직항로와 바로 연결 역할론 제시
市, 육성방안 용역 착수… 지원 방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평화·경제협력 체계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서울~평양간 서해 직항로와 맞닿은 인천국제공항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도 인천공항의 대북 교류거점 육성방안을 마련하는 등 남북협력시대 인천국제공항의 거점전략 마련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역사적인 평양 방문을 위해 이용한 서해 직항로는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남북이 분단된 지 55년 만에 연결된 하늘길이다.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직항로가 아닌 사실상 한반도를 벗어난 우회 항로다.
서해 직항로와 바로 연결되는 인천국제공항은 과거 북한 인사들의 방남 시 이용된 공항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05년 7월 26일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한 북한대표팀을 태운 고려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내렸으며, 2014년 9월 11일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선수단도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9일에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해 직항로와 맞닿은 인천공항은 앞으로 남북 평화협력 분위기 속에 대북 거점공항으로 위상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북한 지원 국제기구·구호단체 등이 중국 베이징 공항을 거쳐 북한으로 향하는데, 이 기능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면 서해평화협력시대에 걸맞게 인천공항이 대북교류의 관문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도 조만간 ‘인천공항 대북 교류거점 육성방안 용역’에 착수, 인천공항의 대북 관문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용역을 통해 인천공항을 활용한 북한교류 지원사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인천공항이 가진 경쟁력과 전문성을 대북교류 지원사업으로 연계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그동안 남북교류 거점공항의 역할을 김포국제공항이 수행했다는 점이다. 특히 10·4선언에 김포공항-백두산 삼지연 직항로 개설에 합의하는 등 공식적으로 언급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최근 논의되는 북한 비핵화 등 군사적 긴장 완화로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서해 직항로가 아닌 휴전선을 관통하는 항로가 개설되면 인천공항의 역할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
시는 북한이 앞으로 세계와 교류하려면 글로벌 노선수요가 많은 인천공항을 대북교류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이 가진 국제공항 건설과 여객터미널 운영 노하우를 북한 공항 운영 개보수·운영에 활용하려면 인천공항이 대북교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대북교류 과정의 인천공항 역할론을 제시하고 거점전략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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