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든 꼴찌든 중요치 않아’…KT 부진에 돌아선 팬심

개혁수준 변화 통해 다음 시즌 준비 요구 ‘봇물’

▲ 프로야구 KT 위즈가 1일 현재 살얼음판 9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탈꼴찌가 아닌, KT의 변화된 모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경기일보 DB
▲ 프로야구 KT 위즈가 1일 현재 살얼음판 9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탈꼴찌가 아닌, KT의 변화된 모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경기일보 DB

“이제와서 9위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실상 꼴찌인걸요.”

 

1군 데뷔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야구 KT 위즈가 종착역을 앞두고 있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에서 9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더이상 탈꼴찌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KT는 8경기를 남겨둔 1일 현재 54승 3무 79패로 3경기를 더 치른 최하위 NC 다이노스(56승 1무 82패)에 0.5경기 차 앞선 9위에 올라있다.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탈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음에도 팬들의 반응이 이처럼 냉랭한 것은 KT가 잘 해서가 아닌, NC의 극심한 부진 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시즌 후반기 보여준 부진한 경기 내용은 팬들의 실망감을 넘어서 분노에 가깝다.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을 보여준 KT는 4월을 마칠 때까지만해도 15승 16패로 5할 가까운 승률을 보이며 4위를 달려 시즌 개막 이전 김진욱 감독이 밝혔던 ‘탈꼴찌를 넘어선 5할 승률 목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5월(10승 14패)부터 승수보다 패배가 더 많아지면서 조금씩 하락세를 보인 KT의 성적은 6월 9위로 곤두박질 친 뒤, 7월들어 시즌 처음으로 12승 1무 8패를 기록하며 중위권 재도약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또다시 8월부터 부진이 시작됐고 급기야 9월 10일 마침내 시즌 첫 꼴찌로 추락했다.

 

이후 NC가 최근 10경기서 1승 9패로 부진한 덕분에 다시 9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KT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 1무 7패다.

 

■ ‘모아니면 도’의 부실한 타선

KT는 올 시즌 195개의 홈런을 때려내 ‘홈런공장’ SK 와이번스(22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생산했다. 주전 가운데 심우준(4개)을 제외한 8명의 타자가 모두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력을 과시했다. 특히, 4번 타자 로하스는 구단 최초로 40호 홈런(41개)을 기록했고, 역대 고졸 신인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한 강백호(26개)와 박경수(25개), 황재균(24개)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홈런포 뒤의 타선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팀 타율(0.275)과 안타(1천302개) 모두 9위에 머물렀고, 타점도 676점으로 전체 8위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도 0.269로 10위다.

 

여기에 희생플라이(25개ㆍ10위), 희생번트(41개ㆍ7위)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타자들이 ‘한방’만 노렸을 뿐 팀 배팅을 하지 못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 ‘모래성 마운드’ 심각 수준

올 시즌 KT의 가장 부진한 원인은 바로 마운드의 부진이다. KT 투수 가운데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가 단 한명도 없다. 4선발로 활약한 금민철이 8승(11패)으로 가장 많고 ‘원투펀치’ 라이언 피어밴드(7승 7패)와 더스틴 니퍼트(7승8패)가 뒤를 잇고 있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와 니퍼트는 충분히 1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부진과 불펜 투수들의 방화가 두 자릿 수 승리에 장애물이 됐다.

 

선발진은 물론 계투ㆍ마무리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KT 마운드는 피안타(1천496개), 피홈런(186개) 모두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고, 평균 자책점은 5.40개로 전체 8위, 볼넷 허용(397개) 9위, 이닝당 출루허용률(1.57명) 10위, 796실점(3위) 등이 허약한 마운드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는 KT가 그동안 팀 창단 이후 5년동안 신생팀 특전으로 각종 드래프트에서 우수한 투수 자원을 싹쓸이했으면서도 토종 투수를 제대로 육성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김진욱 감독이 투수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실망스럽다.

▲ 김진욱 감독
▲ 김진욱 감독

■ 실책ㆍ작전 부재도 한 몫

KT는 올 시즌 97개의 실책을 범해 전체 구단 중 6위로 중간 정도를 기록했으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실책으로 자멸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병살 153개로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떠안았고, 도루 역시 132차례 시도해 79차례 성공하고 53번 실패해 성공률 59.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루사 역시 59개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 실패와 선발투수가 부진할 시에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끌고가 대량실점의 빌미가 된점, 시즌 중요 승부처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타순 및 선수 기용 등으로 인해 ‘김진욱 감독이 2년째 테스트만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KT는 이제 우천으로 취소됐던 잔여경기 8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다. 팬들은 남은 경기서 창단 첫 탈꼴찌를 하는 것보다 선수들의 실종된 투지 회복과 벤치의 합리적인 작전 능력 구사, KT만의 색깔을 찾는 야구를 원하고 있다.

 

또한 감독 교체를 비롯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대적인 체질변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의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9위든 꼴찌든 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에서 신생팀 다운 패기와 열정의 야구를 펼쳐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황선학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