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수술실 CCTV 공개토론회에 ‘맞짱토론’ 역제의…이재명, “도정 권위에 대한 도전”

▲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일보 DB(2)
▲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일보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운영 관련,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본보 10월1일자 3면) 가운데 의사협회가 1:1 혹은 국회 차원의 ‘맞짱 토론’을 역제의했다. 그러나 이 지사가 다수의 의견 수렴이 아닌 정책의 집행 여부를 결정하는 1:1 토론 방식을 거절, 향후 양측의 충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4일 경기도에 ‘수술실 CCTV 토론회’ 불참 의사를 전했다. 이날은 도가 규정한 토론회 참석 대상의 명단 확인 마감일이었다. 앞서 도는 지난달 28일 대한의사협회, 환자ㆍ소비자 단체, 경기도의료원 등에게 ‘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시범 운영에 따른 토론회 개최(10월 12일) 안내 및 참석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도의 제안대로 10명가량이 1시간 20분 동안 난상토론을 벌이면 해결점을 찾기는커녕 다툼만 벌이는 꼴”이라며 “도의 일방적인 토론 형태를 따를 이유는 없다. 이번 토론회는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 토론 등 양측의 합의점을 최대한 찾을 방법을 제안하겠다”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준비 중인만큼 국회와 함께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지사는 의협 측이 자신의 제안을 잘못 이해했다는 점을 알리며, 의협의 역제의에 선을 그었다. 이번 제안은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온 이해 당사자의 의견 청취일 뿐, 집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지사는 이날 “정책을 펼치면서 이해 당사자의 일부가 반발하니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제안했을 뿐이다. 도민이 부여한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는 끝장 토론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 병원에서의 수술실 CCTV 확산도 기대하는 만큼 도정에 대한 침범 말고, 민간 영역으로 CCTV를 확대하려는 방안이나 관련 입법 준비 등을 논의하는 자리는 3박 4일이라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이후 내년부터 도의료원 6개 병원(수원ㆍ의정부ㆍ파주ㆍ이천ㆍ안성ㆍ포천)에 ‘수술실 CCTV’를 전면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매월 평균 120건가량 수술을 진행하는 안성병원에서는 현재까지 전체 수술환자 중 약 50%가 CCTV 녹화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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