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 구석현 위원장 “2천700여 공무원 목소리 찾고… 새로운 공직사회 구현”

‘늦깎이 공무원’ 불철주야 조합 설립 위해 동분서주
반년 만에 정식 출범 결실… “합리적인 조합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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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의 긍정적인 면을 알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시대 변화에 맞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정식으로 출범한 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 구석현 위원장(52)은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가 많다”며 “노동조합을 통해 공무원들의 인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은 경기도 31개 시ㆍ군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설립된 공무원노동조합이다.

 

2천700여 명의 공무원이 소속된 고양시는 그동안 105만 대도시임에도 조합이 없어 공무원 사이 억압이나 억울한 일들을 겪어도 외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이 이어져 왔다. 사실 고양시에 공무원노동조합이 설립되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12년 전 직장협의회가 구성되고 일부 노조 활동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구 위원장은 “당시 누군가 방해를 했거나 조합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서 고양시 공무원들 스스로 참고 살자고 생각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동안 비실명 활동에서는 여러 가지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의견들이 고양시 공직사회 곳곳에서 표출되는 반면, 실명을 내걸고 자신 있게 주장을 펼치는 모습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구 위원장은 공무원들을 일일이 만나 시대적 변화에 용기 있게 적응해야 한다며 설득했다.

 

그 결과 6개월 만에 900여 명의 고양시 공무원들이 참여하며 조합의 정식 출범으로 이어졌다.

 

불철주야 조합 설립을 위해 뛰어다닌 구 위원장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업무에도 소홀한 법이 없던 그다.

 

구 위원장은 9급 공무원이다. 2년 전 50세 나이에 9급 공무원이 된 그는 공무원으로 인생 2막을 연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공무원이 되기 전 기업을 다니다 40대 나이에 일찌감치 퇴직해 자영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후 공무원이 되겠다고 생각해 응시한 시험에서 매번 수석과 차석 등의 성적을 올리고도 면접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고양시 공무원으로 당당하게 세컨 라이프를 시작했다.

 

구 위원장은 “노동조합의 존재만으로도 부패방지가 될 수 있다”며 “올바른 목소리를 내고 합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양=유제원ㆍ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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