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실습 전면 폐지된 특성화高… 취업률 직격탄

잇단 안전사고에 학습중심만 허용
도내 A고교, 취업률 1년새 33% ↓
수원 8개교 교장 “제도개선” 목청

올해부터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이 전면 폐지되면서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길만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실업계 고교생들의 현장실습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올해부터 현장실습생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했다. 단, 근로 중심이 아니라 정해진 현장실습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실습지도와 안전관리 등을 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만 3개월 이내에서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 학교 알리미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전국 산업 수요 맞춤형고(특성화고) 취업률은 2016년도 49.4%에서 2017년에는 53.6%로 소폭 반등했지만 2018년도는 44.9%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선 특성화고에서 취업률 저하라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실습을 하며 최저임금을 받아온 학생들이 개편안에 따라 월 20만 원의 현장실습비밖에 못 받게 되면서 현장실습 대신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거나 ‘선 취업 후 학습’을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불투명한 취업 전망에 불안감을 느껴 대학 입시로 방향을 트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 학습중심 현장학습 기업으로 인정한 선도기업은 3학년 수업 일수 3분의 2 이상 출석 시점(10월 중순 이후)부터, 일반 기업은 다음해 1월 동계방학 시작일부터 학생을 뽑도록 채용시기가 정해지면서 수시채용을 원하는 기업들이 특성화고 학생 채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수원의 A특성화고의 경우 3학년 학생 252명의 올해 취업률(10월15일 기준)은 11.4%로 10%를 겨우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취업률 44.8%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 여럿이 이미 몇몇 기업체에 취직해 있던 작년 이맘때와 달리 올해는 취업 못 한 학생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수원지역의 또 다른 특성화고는 조기취업이 안 되는 현실을 고려해 아예 내년 초에 졸업생을 취업시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근 수원지역 8개 특성화고 교장은 수원시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특성화고 취업난을 가중하는 새로운 현장실습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수원의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일부 특성화고들이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고 있는데 취업과 직결되는 현장 실습마저 없어지면서 취업률이 떨어지는데 누가 특성화고에 지원하겠는가”라고 토로하며 “그런데 현장실습이 폐지되면서 졸업 전에 조기취업을 했던 3학년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취업이 보장이 안 돼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취업률에 영향을 준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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