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공금 펑펑… 비리유치원 117곳 공개

道 전체 지적건수 586건 달해 공립 9%… 사립 91% 절대적
도교육청, 당정과 발맞춰 감시강화 등 안정화 대책 발표

▲ 경기도교육청이 25일 경기지역 국비 유용 공•사립 유치원 명단을 실명 공개하고 아울러 시민감사관•감사 공무원 증원, 특정감사 지속 시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립유치원 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감사결과 지난 5년 사이 국비 유용으로 적발됐던 도내 유치원들. 김시범•조태형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25일 경기지역 국비 유용 공·사립 유치원 명단을 실명 공개하고 아울러 시민감사관·감사 공무원 증원, 특정감사 지속 시행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립유치원 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감사결과 지난 5년 사이 국비 유용으로 적발됐던 도내 유치원들. 김시범·조태형기자
경기도교육청이 감사를 통해 적발한 공·사립유치원 117곳의 실명이 25일 드디어 공개되면서 각종 비리 백태가 드러났다.

 

도교육청이 오전 11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3년~2017년학년도 공ㆍ사립유치원 감사결과 및 조치 현황’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한 공립유치원 38곳,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한 사립유치원 79곳이 대상이다.

 

전체 지적 건수 581건 가운데 공립 54건(9%), 사립 531건(91%)으로 집계돼 사립유치원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이날 공개 내용에는 각 유치원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과 처분 내용 등이 포함됐다. 지적사항을 보면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교육 목적에 사용해야 할 공금을 개인 용도로 쓰거나 임의대로 사용하는 등 주먹구구식 회계운영으로 공금을 제멋대로 사용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예를 들어 남양주에 소재한 서울유치원 설립자는 2014년 5월8일부터 2015년 2월26일까지 15회에 걸쳐 2억 원 가량을 자신의 아버지 계좌에 입금한 뒤 유치원 시설공사비와 교재·교구 구입비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다. 

또 개인 승합차 보험료를 충당하고자 유치원에서 견학버스를 대절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자신의 장인에게 840만 원을 입금하기도 했다. 안산 세라유치원은 유치원 운영비로 160만 원짜리 개인 김치냉장고를 구매하고, 광주 태전한솔유치원은 설립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추진비 등 명목으로 월 250만 원씩 부당하게 집행했다.

 

명단 공개에 앞서 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10시 시민감사관과 감사 공무원 한시적 증원, 사립유치원에 대한 특정감사 지속 시행 등을 골자로 한 ‘사립유치원 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교육청은 이날 당정이 ‘국공립유치원 40% 확보’를 주요 내용으로 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유럽 출장 중인 이재정 교육감을 대신해 강영순 제1부교육감이 주재하는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강 부교육감은 “경기도의회와 협력해 시민감사관 수를 더 늘리고 감사 공무원 수는 한시적으로 증원해 사립유치원 감사를 강화하겠다”며 “다만 인력 확충 방안은 논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교육부와 협의해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도교육청은 학부모가 유치원 원비를 낼 때 의무적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개인이 아닌 유치원 명의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치원 비리근절 대책’ 당정 협의회를 하고 2022년으로 잡아둔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달성의 목표시한을 한 해 앞당기기로 했다. 또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의 단계적 적용을 통해 2020년에는 사립유치원을 포함한 모든 유치원이 에듀파인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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