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방송되는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내가 키운 고통, 통풍의 오해와 진실'편으로 꾸며진다.
#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 나비 효과를 막아라
죽음의 공포를 느낀 통증의 원인은 통풍이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김정일씨.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가을 길을 걷는 평범한 삶의 요소들이 소중하기만 하다.
'황제병' '왕의 병' '부자병' '질병의 왕' 등 통풍의 수식어는 많지만, 이름만으론 어떤 병인지 가늠이 가질 않는다. 인체가 느낄 수 있는 고통 중 가장 심하다고 알려진 병, 통풍은 혈액 속에 과도하게 쌓인 요산이 원인이다. 몸이 에너지를 대사하고 남은 찌꺼기인 요산을 바이러스 물질로 착각한 백혈구가 이를 잡아먹는다.
이로 인해 뼈와 연골 사이에 있는 관절 부위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처음 증상의 시작은 발가락과 같은 작은 부위에서 경미한 찌릿함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통증은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하면 수일 내 아픔이 사라져 대다수의 경우 간과하고 넘어가거나 단순한 관절염으로 생각해 진통제만으로 버티곤 한다. 그러나 통풍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관절염뿐만 아니라 콩팥병, 고혈압, 당뇨병, 복부비만 등의 대사증후군을 동반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 통풍의 오해와 진실
통풍은 퇴행성관절염, 연조직염, 류머티스관절염과도 질병의 양상이 유사한 부분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다른 질병의 치료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심각한 상황도 발생한다.
유재호(가명·65)씨는 7년 전 팔 전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이 올라와 인근 병원에서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팔 부위의 염증과 함께 발가락 통증이 있었지만, 그게 개의치 않고 상황이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진단명은 류마티스관절염이었다.
그 후 6년 동안 류마티스 약을 복용해온 유재호씨.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발가락 통증은 사라지지 않고 외려 무릎 아래까지 통증이 악화되기만 했다. 무언가 잘못된 걸 느껴 3차 의료기관을 찾은 유재호씨, 그를 끈질기게 괴롭히던 병의 원인은 통풍이었다. 혈액 검사, 류마티스의 특징적인 항체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처럼 통풍은 특정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간단히 진단 내릴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따라서 정확한 치료를 위한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과연 통풍은 나이가 들어야만 걸리는 병일까? 맥주를 제외한 다른 술은 통풍 환자에게 무관할까? 퓨린이 많이 든 음식만 피하면 저절로 낫는 병일까? 통풍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 당신의 '요산 수치'를 아시나요?
고요산혈증은 체내에 축적된 요산의 양은 많으나 그 밖에 별다른 증상은 없는 상태를 이른다. 고요산혈증이 장시간 지속되면, 체내에 불필요한 요산들이 엉겨 붙어 결정체 상태가 되고, 결국 통풍이 발병하게 되는 것.
고요산혈증에서 통풍 발작이 나타나기까지 개인차가 있다. 또한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통풍의 위험군에 속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가 불가피하고 살이 찢기는 고통을 일으키는 통풍과 달리, 고요산혈증을 조기 파악하여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통풍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오늘(31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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