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제안… 법인분할 관련 노사갈등 수습나서
4천50억 연말 추가투입 앞두고 양측 모두 압박 의도
국민적 반대 요구 높을땐 출자계약 파기 강경 입장도
한국지엠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노사가 참여하는 3자 대화체제를 공식 제안, 한국지엠 법인분할과 관련한 노사갈등 수습에 나섰다. 산은은 국민적 반대가 높으면 올해 초 한국지엠에 출자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강경기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브리핑에서 “한국지엠 사측과 노조, 산은 3자 간 대회를 제안하려 한다”며 “오늘·내일 중 양 측에 공식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 테이블에 앉아 서로 의도하는 바와 걱정하는 바가 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타협할 부분은 타협에 나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지엠이 단행하고 있는 법인분할 및 연구·개발분야 법인신설을 놓고 노사간 첨예한 대립을 직접 중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지엠이 법인분할에 따른 세부적인 사업계획서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노조와 지역사회의 우려를 사는 점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이 회장은 “산은의 요구에 한국지엠이 제공한 자료는 자산·부채·인력의 배분을 어떻게 하겠다는 기술적 계획서 뿐”이라며 “계획서만으로는 법인분할의 유·불리를 판단할 근거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국민적 요구가 있으면 올해 초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에 지원하기로 한 지분 증자분 8천100억원 중 나머지 절반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강경입장도 보였다. 상반기 지원액의 절반 수준인 4천50억원의 추가 투입 시점인 연말을 앞두고 한국지엠 노사 양측을 모두 압박하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4천50억원 추가 투입을 백지화하면 한국지엠이 10년간 한국에서 생산·투자한다는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된다. 당장 내일 철수할 수도 있다”며 “한국지엠이 정말 문을 닫을 것인지 협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회장은 또 산은·한국지엠 노사 3자 대화 추진과는 별개로 법인분리를 강행한 한국지엠 사측과, 산은 추천 사외이사 3명의 주주총회 참석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노조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은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부평구청에서 차준택 부평구청장을 만나 한국지엠이 제출하는 법인 분할 관련 서류를 면밀히 살펴볼 것을 요청했으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부평을)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법인분할 반대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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