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시진핑 등 만나 북미 비핵화 협상 지원 요청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서 ‘평화·경제’ 논의 집중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국가들과 관계를 공고히 다지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제21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제13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잇따라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신남방정책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또 메콩강 유역 국가(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정상들과 만나는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 의사도 밝힐 계획이다. 또 아세안과의 교역량과 인적교류를 확대하며 역내 공동 위기 대응 체제를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질 예정이다.
이러한 구상은 한국과 아세안, 동남아 국가와의 실질적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것이다. 미국 중국 등에 의존했던 경제협력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의도다.
17∼18일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혁신적 포용 국가 비전’을 소개하고, 디지털 경제 역량 제고를 위한 ‘APEC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도 제안한다.
주요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도 이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과의 회담에서 조만간 재개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향후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작년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추진 될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과 맞물려 북중러 3자 연대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다시 확인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접견도 조율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아니지만, 만약 접견이 성사될 경우,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대북 대화 관련 입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정상들과의 연쇄 회담에서 조만간 재개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 논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한국 답방 추진상황 역시 이들과의 회담 과정에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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