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인천지역 기업이 남북경협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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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남북평화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UN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수십 년 동안 안보 불안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의 남북평화에 대한 기대는 한 층 고조되고 있다.

 

남북 접경지역에 소재해 있어 남북 관계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인천지역은 남북평화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미·중무역 분쟁, 국내경기 침체, 임금 상승, 신시장 개척 난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천지역 기업들은 남북 평화 분위기와 이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북한과 인접해 있고, 항만이 활성화되어 있는 인천은 남북교역과 경제협력의 최적지이다. 인천은 남북관계가 악화하기 이전까지 남북경협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2월 이전 인천지역 기업들의 남북 교역은 연간 27억달러 수준으로 전국 물량의 30% 정도를 차지하여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2010년 5.24조치 이전에는 4억 4천만톤 이상의 남북교역 물량이 인천항에서 처리되었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인천은 남북교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인천지역 기업들의 대북 진출이 활성화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인천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남북경협에 대한 인천지역 기업들의 기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5월 인천지역 기업 15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조사업체의 80% 이상이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경협 활성화가 인천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를 볼 때, 남북경협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인천지역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에는 하나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성공단 중단에서 보듯이 남북 관계와 국제 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대북교류 환경이 안정되기 전에는 인천지역 기업들이 남북경협과 대북투자 참여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가동되었던 10여 년 동안 입주기업들은 북핵문제, 남북관계 및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른 신규 투자 및 상주인원 축소, 투자기업에 대한 법적· 제도적인 미비, 토지임대료 및 인건비 일방적 인상 등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 특히, 2013년에는 북한 근로자 철수에 따라 5개월 동안 가동 중단 사태를 겪었고,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에 따라 2016년 2월 조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치로는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려면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은 가장 중요한 기업의 투자 요소이다.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어떤 기업도 투자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남북경협과 개성공단의 예는 인천기업에 학습효과가 되고 있다. 남북경협은 남북 공동 발전이라는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민족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향후 남북경협의 활성화와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의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키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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