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국내에 들어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다육식물. 아기자기한 생김새에 키우기 쉽고 미세먼지 정화 기능까지 있어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지만 품종에 따라 번식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선인장·다육식물 원산지이자 최대 보유국인 멕시코와 공동으로 번식이 어려운 희귀 다육식물 대량증식 연구에 들어가 최근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멕시코 아우토노마대학교와 국제공동으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다육식물 자원보존 및 대량생산을 위한 조직배양체계 확립’이라는 연구를 수행했다.
다육식물(多肉植物)이란 식물체의 줄기나 잎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유조직, 즉 저수조직이 발달해 두꺼운 육질을 이루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식물분류학상 약 1만 종이 넘고 그 안에 선인장과, 백합과, 크라슐라과 등 50과가 넘는 식물이 있다. 이 중 에케베리아는 멕시코가 원산지인 식물로 400여 종이 유통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이지만 농가에서 번식할 때 새로운 가지(신초)가 발생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품종이 있어 이에 대한 번식기술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하월시아는 내음성(어두운 곳에서도 광합성을 해 독립영양하는 식물의 성질)이 강해 실내식물로 적합한 식물로 최근 국내외 소비가 증가되고 있는 다육식물이다. 대부분의 하월시아는 로제트형(뿌리에서 직접 생긴 잎이 지면에 붙어난 잎)의 다육식물로 잎이 단단하고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잎의 위쪽에 무늬가 있는 종, 투명한 내부의 조직을 형성한 종 등 다양한 종이 있는 하월시아는 독특한 무늬가 있어 관상가치가 높은 편이나 생장이 느리고 번식이 어렵다. 특히 하월시아 ‘만상’의 경우 1년에 1㎝ 정도 자라고 종자에서 성체까지 5년 이상 소요돼 농가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번식이 어려운 에케베리아와 하월시아종의 대량생산을 위한 조직배양기술을 멕시코 아우토노마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다육식물 에케베리아 대량증식 조직배양기술
식물 조직배양이란 식물의 전형성능(식물 조직 일부분으로부터 완전한 식물체를 재생하는 능력)을 이용, 무균상태에서 식물체 일부를 이용해 전체 식물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에케베리아 잎을 이용해 식물호르몬(식물생장물질)을 첨가한 배지(배양하는 조직을 지탱하고 양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에서 캘러스(식물의 기관에서 분리해 낸 상처받은 절편체로부터 세포가 이상 분열 증식하는 것)를 발생시켰고, 캘러스로부터 새로운 식물줄기를 형성, 식물체를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중 에케베리아 ‘라우이’(Echeveria laui)는 발근에 도움을 주는 식물 호르몬인 옥신류 NAA(Naphthaleneacetic acid) 0.1mg/L-1와 세포분열과 식물체 분화에 관여하는 사이토키닌류인 BA(6-Benzylaminopurine) 3.0mg/L-1의 혼용한 배지, ‘엘레강스’(Echeveria elegans)는 NAA 0.3mg/L-1 단용배지에서 새 가지(신초)를 가장 많이 발생시켰다.
발생된 식물체를 대량증식하고 뿌리를 형성하는데 적합한 배지로 ‘라우이’는 NAA1mg/L-1과 BA1mg/L-1배지,‘엘레강스’는 NAA 1mg/L-1과 BA 0.1mg/L-1 혼용배지를 선발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형성된 에케베리아 ‘라우이’, ‘엘레강스’의 무균묘를 순화하기 위한 적정한 재배환경을 시험한 결과 용토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35~55% 차광에서 순화했을 때 웃자라지 않고 완전한 식물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로써 에케베리아 ‘라우이’와 ‘엘레강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엽삽(잎을 잘라낸 후 다시 심어서 식물을 얻어내는 재배방식)으로 번식하는 방법에 비해 각각 30배, 80배 증식할 수 있게 됐다.
■다육식물 하월시아 대량증식 조직배양기술
하월시아 중 특히 생장속도가 느린 ‘옥선’(Haworthia truncata)과 ‘만상’(Haworthia maughanii)의 대량증식을 위해 캘러스 형성과 신초형성, 신초증식 과정을 거쳐 조직배양기술을 개발했다.
이 중 ‘옥선’과 ‘만상’의 캘러스 형성에 적합한 배지로 NAA 2mg·L-1와 TDZ 4mg·L-1 혼용배지가 선발되었다.
발생된 캘러스로부터 하월시아 신초형성에 적합한 배지로는 ‘옥선’, ‘만상’은 NAA 0.1mg/L-1 단용배지가 선발되었다.
다량의 식물체를 대량증식하고 뿌리를 형성하기 위해 하월시아 ‘옥선’은 NAA 1mg/L-1과 BA 0.1mg/L-1배지, 하월시아 ‘만상’은 NAA 0.1mg/L-1과 BA 0.1mg/L-1 혼용배지가 효과적임을 구명했다.
또한 하월시아 ‘옥선’의 조직배양 무균묘 순화는 에케베리아와 같은 용토에서 마찬가지로 95%차광에서 순화했을 때 웃자라지 않고 완전한 식물체를 얻을 수 있었으며 하월시아 ‘옥선’과 ‘만상’의 경우 일반적으로 엽삽으로 번식하는 방법에 비해 1천배 이상 증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번식이 어려운 에케베리아, 하월시아 등 희귀 다육식물의 조직배양 기술 확립으로 다육식물 대량생산 실용화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고부가 화훼 산업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이번 개발된 기술이 다육식물의 소비 촉진과 재배농가의 소득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를 가진 다육식물의 증식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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