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비켜주세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인천지역 고사장 곳곳에서 지각생들의 아찔한 질주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 있는 석정여자고등학교 앞에 검은색 승용차 1대가 비상등을 켜고 다가왔다.
응원을 위해 학교 앞을 채웠던 학부모들은 지각생임을 직감하고 큰 소리로 “차가 들어갈 수 있게 비켜달라”고 소리쳤다.
차에서 내린 여학생은 가방을 다 메지도 못한 채 교문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여학생 뒤로 “괜찮아”, “힘내서 (시험)잘 보렴”이라는 응원의 말이 쏟아졌다.
잠시 후인 오전 8시 16분께에는 한 여학생이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미리 지각생 1명을 태우고 온다는 연락을 받았던 학교 앞 경찰들은 멀리서 미추홀경찰서 소속 경찰차가 보이자 학교 앞을 정리하며 안내에 나섰다.
차에서 내린 여학생은 학교 앞을 지키고 있던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향했고, 학교 앞에서 초조하게 여학생을 기다리던 동아리 후배들은 그가 무사히 교실로 가는 모습을 본 뒤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계양구 계양동 계양고등학교에서도 오전 8시 24분께 지각생이 등장했다.
길을 못찾아 늦게 됐다는 남학생은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황급히 시험장으로 향했다.
남학생이 무사히 입실하는 걸 확인한 감독관은 다행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한편, 이날 시험장을 잘 못 찾아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수험생 응원에 나선 인천남고등학교에 오전 7시 50분께 2명의 여학생이 밝게 웃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왔다.
통상 장애학생들이 모여 시험을 보는 곳이라 학부모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박 시장은 물론 인천남고 교장도 한참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10분 후, 2명의 여학생이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학교를 잘못 찾아왔다”며 멋쩍게 웃었고, 박 시장은 “그래도 시험은 잘 볼 것”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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