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행정대집행 실시… 개 100여 마리는 구조 못해
전국 최대 규모로 꼽히던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개 도축시설이 22일 강제 철거됐다.
시는 이날 오전 8시께 용역 250여 명과 중장비를 동원해 수정구 태평동 ‘밀리언파크’ 조성 부지에서 개 도축시설(업주 20명)과 화훼시설(업주 14명)을 상대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시는 이전을 미루고 시설을 점거해 온 이들에 대해 지난해 12월부터 수차례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부받고 철거에 나서려 했지만,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업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대집행 영장을 재발부 받아 진행된 이날 철거에서 업주들과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시는 지난 2009년부터 태평동 3만7천㎡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014년 ‘밀리언파크’ 조성 실시인가 후 보상절차를 시작한 뒤 지난해 9월 보상·수용 절차를 마쳤으나 이전을 거부하는 일부 업주들로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혀왔다.
태평동 개 도축장은 한 해 8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축돼 전국 각지로 고기를 유통되는 시설이었다.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는 태평동 개 도축시설 철거 소식에 환영하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케어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도축장은 철거됐지만 얼마 전까지 이곳에 남아 있던 100마리 이상의 개들은 상인들에 의해 다른 장소로 옮겨져 구조되지 못했다”며 “상인들에게 철거 날짜를 미리 고지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상인들이 철거에 앞서 자기 소유인 개와 시설물을 빼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성남=문민석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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