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감독 "조덕제·반민정 논란, 멀리 나갔다"

영화 '사랑은 없다' 장훈 감독 심경글. 페이스북
영화 '사랑은 없다' 장훈 감독 심경글. 페이스북

영화 '사랑은 없다' 장훈 감독이 배우 조덕제 반민정의 성추행 논란에 심경을 털어놨다.

장훈 감독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찌질한 감독, 비겁한 감독으로 3년 여의 시간을 송장으로 살았다"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어떤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건지 찾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말을 아꼈다"며 "바보 같은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갔다. 그게 화근이었나 보다. 그러는 사이, 한쪽에서 끊임없이 추악한 소설을 써나가고 본인을 그 소설의 악의 축,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렸다. 대국민 사기극을 감행하고 있다. 나가도 너무 멀리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응하지 말고 인내하라는 주변의 진언에 버틸 수 있을 만큼 말을 아껴왔다"며 "오늘부터는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 차마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려 한다. 이제 막, 세상 빛을 다시 보려는데 눈보다 가슴 한쪽이 더 따가워진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무엇보다 좋은 영화 만들어보자고 못난 저와 저의 시나리오를 보고 참여해주신 스태프, 연기자분들께 고맙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눈물로 드린다"고 전했다.

장훈 감독의 입장 표명에는 지난 27일 방송된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가 영향을 끼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 조덕제에게 추행을 당했다는 반민정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이에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장훈 감독이 입을 열기로 결심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덕제는 지난 9월 촬영 중 반민정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의 유죄가 확정된 상황이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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