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경기도 내 직장인들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진 추위에 온몸을 꽁꽁 싸맸다.
시민들은 두꺼운 겉옷과 목도리, 장갑, 마스크 등을 걸치고 ‘따뜻한’ 대중교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오산역 터미널에서 만난 직장인 A씨(48ㆍ여)는 분홍색 장갑을 낀 손에도 ‘호호’ 입김을 불어넣으면서 “어젯밤에 한파주의보가 내린다는 것을 알고 미리 단단히 준비하고 나왔는데도 너무 춥다”며 “온도 자체는 크게 낮지 않은데, 전날보다 갑자기 추워진 탓에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한없이 길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8시께 화성 병점 대형마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에서도 시민들이 동장군에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롱패딩을 입고 있던 대학생 B씨(21)는 “오전 아르바이트 때문에 일찍 나왔는데 바람이 쌀쌀하다”며 “롱패딩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녀 그동안 추위를 잘 못 느꼈는데 오늘은 정말 겨울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의정부 지하철 1호선 회룡역에서 만난 시민들도 중무장한 채 열차를 기다렸다. C씨(31)는 “한파주의보 소식을 듣고 올겨울 처음으로 롱패딩을 꺼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인근 편의점, 빵집, 카페 등에 들어가 몸을 녹이기도 했다.
수원 인계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D씨(39)는 “온 음료와 핫팩 등이 잘 팔리고 있다”며 “계산을 마친 손님들도 바로 나가기보다는 몸을 좀 녹이고 나간다. 날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할 텐데 방한용품 준비를 잘 해둬야겠다”고 밝혔다.
편의점 옆 빵집에도 이른 시간부터 손님이 북적였다. 손님들은 유리창 너머로 버스정류장 전광판을 바라보다가 버스가 가까이 올 때쯤이면 서둘러 나와 몸을 실었다.
경기 전역에 내려진 한파주의보에 대해 기상청은 일단 이날 오후 해제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첫 한파주의보는 기온이 낮아서라기보단 전날보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면서 발효한 것”이라며 “일단 오늘 오후 한파주의보는 해제되고, 모레쯤 다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3~9도가량 낮은 이번 추위가 오는 10일까지 지속하다가 평년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기온은 연천 -8.4도, 파주 -7.1도, 가평 -7도, 안성 -6.2도, 용인 -4.6도, 수원 -2.9도 등이다.
한편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져 이틀 이상 지속하거나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
이연우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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