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며 20일 파업을 진행, 아침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다소 혼잡스러워했지만 도로는 무척 한산했다.
이날 오전 7시 오산역 환승센터. 미리 예고된 택시 파업에도 시민들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카카오 택시 앱을 이용하려 핸드폰을 꺼내고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도 많았다.
직장인 A씨(40ㆍ여)는 “평소 자가용으로 출근했지만 어제 수리를 맡긴 탓에 오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까지 가는 버스, 지하철이 없는 데다가 택시까지 멈춰 난처해졌다”며 “카카오 택시를 불러봤지만 감감 무소식이라 우선 버스를 타고 회사 근처에 가서 30분가량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영락없이 지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호텔 앞에서 한참 동안 택시를 기다리던 외국인 B씨(34)는 “길을 잘 모르는 여행객에게 택시는 필수적인 이동수단인데 한국 택시가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B씨에게 택시 파업 소식을 전하자 그는 “전혀 몰랐다. 여행 일정이 빡빡한데 큰일”이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곤 결국 숙소로 돌아갔다.
오전 8시20분 수원역 택시 정류장도 마찬가지. 전날까지만 해도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렸지만 이날 만큼은 텅 비어있었다. 택시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걸려있어 시민들도 택시를 기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발이 묶인 한 시민은 ‘퀵서비스’까지 이용하기도 했다. 퀵서비스 업체에 전화 후 오토바이를 기다리던 C씨(31)는 “버스, 택시가 올해만 해도 벌써 몇번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거냐”며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고 무작정 파업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대책이라도 마련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반면 도로 위에 한 대의 택시도 보이지 않자 운전자들은 ‘편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충남 천안에서 안양으로 출퇴근하는 D씨(28ㆍ여)는 “안양 호계사거리를 지날 때면 갑자기 끼어드는 택시나, 정차 중인 택시 때문에 도로가 복잡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며 “파업이 장기간 이어지면 안 되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도로가 깔끔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연우ㆍ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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