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식칼 위협을 당했다는 사실과 함께 경찰의 대응 방식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아르바이트생은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의점 현장 CCTV 영상을 촬영한 사진과 식칼 위협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은 술을 사려는 손님의 신분증을 검사하려 했다. 하지만 손님은 왜 자신의 신분증을 검사하냐면서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손님은 "해보자 이거지?"라며 편의점을 떠났다.
잠시 후 그 손님이 돌아왔고, 주머니에서 20cm 가량의 식칼을 꺼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생이 공개한 사진에도 제법 큰 크기의 칼을 들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와 있다. 아르바이트생은 멱살을 잡히고 밀리다가 결국 "죄송하다, 살려달라"면서 빌었다.
손님은 그러나 "난 언제든지 사람 죽일 수 있는데 너 잘 걸렸다"며 협박했고, 잠시 후 다시 편의점을 나갔다. 아르바이트생은 그 사이 문을 잠그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는 경찰의 대응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은 "경찰이랑 형사가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사하는데 경찰 하나가 '가해자가 칼들고 찌르려고는 안하고 협박만 했네요?' 이런 이야기 하더라. 아니 난 진짜 염라대왕 얼굴까지 보고 왔는데 무슨 소리하는거냐고 하니까 심드렁하게 '알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아르바이트생이 지적한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안전은 아랑곳 않는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였다. 경찰이 범인을 잡기 전 전부 철수하면서 아르바이트생과 점장은 문을 잠근 채 영업을 해야했다. 특히 2시간 뒤 범인이 잡혔으나, 이 마저도 아르바이트생이 먼저 연락해 파악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은 "(피의자가) 조울증이 있어서 그랬다고 진술해서 지금 정신 병원에 들어갔다. 정신병원에서 3일 뒤에 풀려난다고 했다며 "구속 수사하기에는 사유가 부족하다더라. 검찰 시고하고 사건 판결나기 전까진 자유인 거다. 형사에게 내가 보복 당하면 어쩔거냐고 따지니까 '그런 최악의 상황은 생각하지 말아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또래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으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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