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배당 9조1천억·기말 결산 21조8천억
‘대장주’ 삼성전자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영향
지난해 26조4천억 훌쩍 넘어 ‘배당잔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배당금 총액이 사상 최초 3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금년 중간 배당금이 약 9조 1천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조 6천억 원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작년 중간 배당금을 뺀 기말 결산 배당금은 21조 8천억 원이었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배당금 총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3년 13조 2천억 원에서 2014년 15조 3천억 원, 2015년 20조 원, 2016년 21조 8천억 원 등을 거쳐 지난해 26조 4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등 상장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배당을 늘려온 데 기인한다. 올 초 삼성전자는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이용하고 배당은 매년 9조 6천억 원 수준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 규모는 5조 8천억 원이었다. 금년 상장사가 결산 배당금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만 해도 연간 배당금 총액은 30조 원을 돌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배당금 총액이 작년에 이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금액이 작년보다 많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 기업의 연간 배당금이 작년 대비 12% 증가한 26조 9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금년 사업연도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배당 기준일인 28일까지 주주명부 및 해당 계좌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2일의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오태완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유가 급락 등으로 증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주가 상승을 위해 배당을 억지로 늘린 회사나 실적 부진으로 고배당을 지속할 수 없는 기업은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상승 모멘텀이 없어질 수 있으니 투자 방향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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