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마을로 변신해 화제다.
쌀살한 날씨에도 단지 곳곳에서 산타를 만난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고 주민들도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남겼다.
지난 24일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에듀포레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흰 수염에 빨간 자루를 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25명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아이들은 갑자기 등장한 산타 할아버지에게 안겨 선물도 받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었다.
이날 이곳에 산타가 등장한건 입주자 협의회 대표가 이달 초 입주민 소통 창구인 온라인 카페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직장생활에 바빠 늘 미안한 아빠, 엄마지만 올해 크리스마스에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요?”, “이브 날(24일) 저녁, 우리 아파트에 많은 산타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 빨간 자루에서 선물을 막 뿌린다면 아이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요?”라는 제안이었다.
제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전체 입주 가구의 65%가 30∼40대로, 또래 어린아이를 키우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아빠, 엄마를 비롯한 입주민들의 ‘동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선물을 후원하고 싶다는 입주민의 문의가 줄을 이어, 총 4회에 걸쳐 기부도 받았다.
사탕, 초콜릿, 젤리, 과자와 같은 아이들 간식과 음료, 문구류, 퍼즐, 모래시계, LED 팔찌, 미술놀이 세트, 장갑과 양말, 직접 만든 비누와 마카롱 등 선물만 낱개로 약 3천여개였다.
포장 도우미를 자처한 40여 명의 입주민이 커뮤니티 센터에 모여 학용품과 간식 비율을 맞춰 4∼5개 물품을 하나의 세트로 구성, 1천여 개 선물을 포장했다.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파트 단지를 따뜻한 산타의 마을로 만든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준비를 마친 산타들은 각자 배정받은 자리에서 아이들 나이에 맞는 선물을 전하고, 사진을 찍은 뒤 오후 9시가 넘어 본부가 설치된 커뮤니티 센터로 복귀했다.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오후 10시부터 커뮤니티 센터에서 선물 추첨 행사도 이어갔다.
최준원 입주자 협의회 대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함께 참여,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만들었다”며 “이 행사가 지속해 지역사회의 아름다운 행사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유제원ㆍ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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