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장어구이 전문점 ‘용인 만수정’ 김민수 대표, 불황일수록 나눔 더 뜨겁게… 축구광 ‘기부천사’

14년째 홀몸 어르신들에 쌀·전기장판 전달
홍명보 장학재단 후원… 산삼·장어 기부도

▲ 장어구이 전문점 ‘용인 만수정’ 김민수대표.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서 어려운 이웃을 외면할 수 있나요.”

숯불장어구이 전문점 ‘용인 만수정’의 김민수 대표(48)는 소문난 ‘축구광’이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많은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부천사’다.

충청도 시골 마을 어려운 가정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단돈 만 원을 쥐고 무작정 상경했단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때에 건어물가게 종업원을 거쳐 떡집 종업원으로 17년을 떡 만드는 기술자로 일했다.

주위에서 떡집 사장으로 오해할 만큼 억척스럽게 일하며 돈을 모아 용인에서 직접 떡집을 운영한 그는 장어구이집을 차렸지만, 중국 수입 장어 항생제 파동으로 파산하는 시련을 겪다가 2005년 뜻밖의 은인을 만났다.

2002 한ㆍ일 월드컵 4강 주역인 홍명보 감독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다. 이듬해 숯불장어구이집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가 많은 스포츠 스타를 소개해주고 자주 찾아준 덕에 ‘대박 식당’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평소 입버릇처럼 다짐했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용인 지역 내 80명의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쌀과 전기장판을 구입해 전달하는 일을 14년째 해오고 있다. 2년 전 작고하신 홀어머니 생각에 노인들을 위한 일에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김 대표는 자신의 은인인 홍 감독에 보답하는 길은 한국 축구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홍명보 장학재단’에 매년 1천만 원 이상을 지원해 왔고 올해는 3천만 원을 후원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연령대별 월드컵 대회 때마다 사재를 털어 산삼과 장어를 구입해 국가대표팀에 전달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요즘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이 예전만 못하다면서도 “10여 년 전 아내와 함께 큰 음식점을 차리면 베풀며 살고 싶다고 약속했었다. 이제야 조금씩 이뤄가고 있다”며 “아무리 어렵더라도 소외계층과 축구 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아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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