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재미있는 미술 전시회…양평 군립미술관 ‘빛의 파라다이스’ 展 연일 성황

▲ 이이남의 모나리자 폐허(부분), 모나리자 그림 위로 쉴새없이 전투기가 날아들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미사일을 맞은 부분은 화염에 휩싸이고 그곳에서 꽃이 피어난다
▲ 이이남의 모나리자 폐허(부분), 모나리자 그림 위로 쉴새없이 전투기가 날아들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미사일을 맞은 부분은 화염에 휩싸이고 그곳에서 꽃이 피어난다

양평 군립미술관에서 지난 12월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빛의 파라다이스’ 전에 유례없는 관람객이 몰려 화제다. 특히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이 눈길은 끈다.

이번 전시는 대부분 작품이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거나,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작품들이어서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평가다.

미술 전시회에서 작품이 주는 재미와 작품의 수준은 관계가 없지만,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알 듯 모를듯한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번 미술 전시회에 나온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 문준용의 소리를 향한 비행, 팔을 벌려 비행기 모양을 한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속의 물체는 비행하고, 비행체가 원을 건드리면  특정 음이  난다.
▲ 문준용의 소리를 향한 비행, 팔을 벌려 비행기 모양을 한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속의 물체는 비행하고, 비행체가 원을 건드리면 특정 음이 난다.

지하 전시실에 마련된 문준용의 미디어아트 ‘소리를 향한 비행’은 관람객이 팔을 벌려 비행기 모양을 만들어 움직이면 화면 속의 비행체가 관람객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비행하면서 동그란 원에 부딪히면서 소리가 난다. 작가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점도 또 다른 관심거리다.

이이남의‘모나리자의 폐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 위로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날아와 쉴 새 없이 미사일을 쏘아댄다. 떨어진 미사일을 화염을 일으키지만, 그 화염은 곧 꽃으로 바뀐다. 모나리자는 서서히 꽃으로 뒤덮인다.

이현정·김수연의 공동작품 ‘Ticklish Wall’(간지럼타는 벽)은 호랑이, 토끼 같은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들의 코를 누르면 캐릭터들이 깔깔거리고 웃는다. 어린이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 이현정,김수연의 Ticklish Wall, 간지럼 타는 벽이란 뜻을 가진 이 작품은 관객이 그림속 등장인물의 코를 만지면 등장인물들이 유쾌하게 웃는 모습으로 바뀐다.
▲ 이현정,김수연의 Ticklish Wall, 간지럼 타는 벽이란 뜻을 가진 이 작품은 관객이 그림속 등장인물의 코를 만지면 등장인물들이 유쾌하게 웃는 모습으로 바뀐다.

허보리의 ‘부드러운 K9’은 남자들의 슈트와 넥타이로 만든 국산 K9 전차다. 현대를 살아가는 남자들에게 슈트와 넥타이는 무기의 일종이다. 그러나 남자의 무기로 만든 전차는 부드럽고, 전차의 포신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다. 작가의 의도와 별개로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이밖에도 수만 개의 10원짜리 동전으로 만들어진 김승우의 ‘밀로의 비너스’,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호 작가의 ‘Eternal Light 21c, Last Supper(21세기의 영원한 빛, 마지막 만찬) 등 볼거리가 가득한 작품들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번 양평 군립미술관의 ‘빛의 파라다이스’ 전은 내년 2월 17일까지 계속된다.

▲ 하보리의 '부드러운K9' 남자의 무기라할 수 있는 수트와 넥타이로 만든K9 전차다
▲ 하보리의 '부드러운K9' 남자의 무기라할 수 있는 수트와 넥타이로 만든K9 전차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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