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법인분리 승인… 2019년 초 직원 3천명 이동
노조 “밀실협상 강력투쟁” 총파업 예고
한국지엠이 우여곡절 끝이 연구개발분야 신설법인 ‘지엠테크니컬코리아’를 설립한다.
법인분리 절차를 문제삼아 소송까지 제기했던 산업은행이 최근 한국지엠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인분리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법인 분리로 생산분야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법인분리 반대행보를 지속하고 있어 노사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총파업을 포함한 대규모 투쟁을 예고해 법인분리 논란은 해를 넘겨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찬성으로 돌아선 산업은행 ‘지엠테크니컬코리아’ 출범
한국지엠 기존법인을 분리해 신설하는 연구개발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이르면 1월 초 정식 출범한다. 한국지엠은 11월21일 공시를 통해 ‘R&D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분할기일을 12월 31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신설법인에는 한국지엠 1만3천여 명의 전체 직원 중 3천 여명이 자리를 옮긴다.
숱한 논란을 낳은 신설법인이 연말 정식 출범 가속화에 나선 것은 한국지엠 2대주주 산업은행의 승인이 결정적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한국지엠이 공감대 형성없이 법인분리를 강행했다며 주주총회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산은은 물밑으로 한국지엠과 법인분리에 대한 지속적인 의견교환을 실시했으며, 한국지엠 제출자료에 대한 타당성 검토결과 법인분리가 수익성 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결과 도출에 따라 기존 입장을 바꿔 법인분리를 승인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한국지엠이 신설법인을 준중형 SUV·CUV 중점 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하는 등 향후 10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도록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며 “노동조합도 대립적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관점에서 슬기롭게 접근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지엠도 연구개발 법인 신설로 국내 협력업체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국내 부품수급 증가로 국내 협력업체들이 더 많은 부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분리는 구조조정 수순, 노조 ‘결사반대’
한국지엠 노조는 법인분리는 결국 생산분야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사측의 법인분리 추진에 맞서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하고 파업 권한을 포함한 쟁의권을 확보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그러나 노조는 지난달 19일 전체 조합원 1만1천여 명을 전·후반조로 나눠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12월초 배리앵글 GMI 사장이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 여당 주요인사와 정부·산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법인분리 찬성을 이끌어냈다. 그 과정에서 앵글 사장은 노조를 단 한차례도 만나지 않았다”며 “노조를 철저히 배제한 채 정부와 여당, 산업은행간 밀실협상이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높은 투쟁방안을 마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월19일 부분파업 단행과 관련해 한국지엠은 전체 조합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파업으로 회사가 입게되는 손해에 대해서는 노조와 개인을 대상으로 민사소송 추진 등 강경 대응입장을 피력했다.
글_양광범기자 사진_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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