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서다 숨진 4살 어린이 피멍 경위 집중 추궁

남은 자녀 위한 관계 기관 회의… 외할머니가 양육 원해

4살 어린이가 화장실에서 밤새 벌을 서다 숨진 가운데, 경찰은 4일 직접 사망의 원인이 된 혈종(피멍)이 생긴 경위에 대해 어머니 A씨(35)를 비롯한 가족들을 집중 조사했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아이가 잠들기 전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툭툭 친 것은 맞지만, 세게 때리거나 학대한 것은 아니다”는 진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전 숨진 B양이 머리를 심하게 다칠 수 있을 만한 정황에 대해 증언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훈육과정에서 어머니가 머리를 때린 정황, 자녀들끼리 다투다 머리를 다쳤다는 이야기 등 여러 진술이 있었지만 직접 증거가 없고 시점과 방법 등에 대해 진술들이 엇갈리고 진술한 자녀들의 나이가 어려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오후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는 남은 자녀들 지원을 위해 경찰과 검찰, 지자체, 복지기관 등 관계 기관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A씨의 어머니이자 아이들의 외할머니에게 남은 자녀들을 맡기는 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외할머니는 남은 아이들 양육을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제적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A씨 가정은 평소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말 남편과 이혼한 후 A씨 혼자 일하며 세 자녀를 돌봤다. 남편과 지자체의 일부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아이가 쓰러진 직후에도 “병원비가 비싸 바로 응급실에 가지 않았다”고 진술할 정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구속됐고, B양의 아버지는 접근금지 상태라 남은 자녀들의 양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 중”이라며 “범죄 피해자 지원 제도 등을 통해 경제적 지원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현 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