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MICE)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다. 세계 시장 규모만 1천700조 원이다.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마이스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이제 국내 연매출만 5조 원에 달한다. 여기서 파급되는 경제 효과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스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국제회의 유치 건수를 꼽는다. 300명 이상, 5개국 이상, 참가자 40% 이상 외국인인 국제회의다. 이런 회의가 2016년 997건, 2017년 1천297건 대한민국에서 개최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가장 많은 688건을 유치했다. 다음으로 부산 212건, 제주 139건, 인천 66건이다. 2017년 기준 실적이다. 경기도와 비교된다. 같은 기간 32건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서울에 비하면 5%, 부산의 15%에 불과하다. 인접한 인천의 실적에 비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총인구의 25%가 밀집된 경기도다. 경제 문화가 집중된 수도권의 핵심이다. 그런 경기도의 실적이 이 정도다. 마이스산업이 있다고 말하기조차 민망한 수치다.
현실적 한계를 모르는 바 아니다. 서울은 국가의 수도다. 국제회의를 유치할 인프라가 흘러 넘친다. 인천은 공항ㆍ항만이 자리한 국제도시다. 지리적 여건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고 있다. 마이스산업에 관한 한 경기도에는 ‘끼인 지역’의 불이익이 있다. 여기에 관광 산업을 통해 입증된 문제도 있다. 서울을 근거로 움직이는 경유성 관광이다. 체류형 관광이 경기도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이스산업이 성장하는 데 이 역시 부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구멍이 있다. 마이스산업 자체에 대한 행정력 비중이 작다. 경기도청 조직에서 마이스를 담당하는 직원이 1명이다. 국제관광팀에 소속된 이 직원이 일을 다 처리한다. 실질적 업무는 산하기관인 경기관광 공사에서 맡는다. 업무 추진력이라는 측면에서 공조직과 산하조직의 차이는 크다. 서울시는 본청 소속의 마이스산업팀을, 인천은 마이스산업과를 두고 있다. 업무 관장에서부터 벌어진 차이다.
마이스산업 활성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부족하다. 여수시는 ‘2018 지역 마이스 여수 포럼’ ‘섬, 융ㆍ복합 마이스산업을 연결하다’ 등을 개최했다. 강원도는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 월드댄스연맹총회, 국제고체이온콘퍼런스, 2020년 월드유니버시티치어리딩대회, AOGS 등을 개최했거나 유치했다. 그것도 부족하다고 연일 지역 언론의 공격을 받는다. 경기도보다 훨씬 열악한 지역들이다. 그런데도 경기도보다 더 뛴다.
투자하지 않는 산업에서 성과가 나올 리 없다. 전담 조직도 없는 경기도에서 무슨 마이스 성과가 나오겠나. 예산 투자도 없는 경기도에 어떤 외국인들이 회의하겠다고 찾아오겠나. 투자 안 하고 노력 안 해서 이렇게 뒤처진 것이다. 인프라 핑계 댈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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