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경 50㎞ 내 ‘세계 최대 반도체 벨트’ / SK 하이닉스 용인 있을 때만 가능하다

반도체 공장의 입지만큼은 경제 논리로 가야 한다. 우리 수출의 20%를 담당한다. 위기의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생명줄이다. 이 위치를 내준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국가적 재앙이 온다. 세계 시장의 경쟁은 촌각을 다툰다. 기술력의 차이가 단 6개월에 좌우되는 산업이다. 중국의 추격은 어느덧 숨 가쁜 단계에 왔다는 분석이다. 인구밀도를 감안한 기준, 지역 정서를 감안한 기준, 정치적 배려를 감안한 기준이 끼어들 산업이 아니다.

오로지 경제 논리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경제 논리의 기본은 고급 두뇌에 대한 접근성이다. 지금껏 반도체 산업을 끌어 온 중심이 경기 동남부권이다. 삼성전자 기흥 공장이 화성공장ㆍ평택공장으로 넓혀 나갔다. 이천에는 SK 하이닉스가 자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두뇌들이 모여 있다. 여기에 SK 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이뤄진다면 반경 50㎞ 내 반도체 벨트가 조성되는 것이다. 규모에 있어 세계 최대로 올라선다.

그 입지로 용인 원삼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달 말 열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장관 회의에서 확정될 것이라고 한다. 수도권 공장총량규제를 풀어주기 위해 다음 달 특별물량부지 신청도 할 것이라고 한다. 아직 정부는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공식 입장이다. 지방의 반발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럴 필요 없다. 애초부터 지역균형발전과 무관한 문제인데 왜 쉬쉬하나.

우리 반도체 산업 역사상 가장 큰 단일 클러스터 조성이다. 알려지기에는 부지만 410만㎡(약124만평)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의 1.4배다. 여기에 생산라인 4개가 들어가고, 부품ㆍ소재ㆍ장비 협력업체도 입주한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미국, 중국, 유럽과의 국제경쟁력을 극대화할 지역에 조성하는 게 맞다. 그게 경기도 동남부권이다. 정부가 용인 원삼을 점찍었다면 더없이 올바른 판단이다.

굳이 지역균형발전 이론을 대입하더라도 그렇다. 용인 원삼은 규제의 동토다. 이중 삼중 규제로 지역개발이 막혀왔다. 같은 용인에서도 서부권과 10배 이상의 경제력 차이가 있다. 인근의 남사면, 백암면이 전부 그렇다. 이 지역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수도권, 수질, 환경 규제에 고통받던 지역민에 대한 미진한 보상일 뿐이다. 국가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 균형발전을 기준 삼더라도 용인 원삼이 최적지임이 분명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