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프로축구연맹 산하 최초 여성 사령탑 수원FC U-12팀 김태희 감독

“즐기는 축구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서 이들이 미래 수원FC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습니다.”

16일 끝난 ‘2019 칠십리 춘계전국유소년축구연맹전’서 프로축구 수원FC 산하 U-12 유소년팀을 우승으로 이끈 프로구단 산하 유스팀 최초의 여성 사령탑 김태희(40) 감독.

김 감독은 “퍼스트 터치와 정확한 패스 등 기본기에 방점을 둔 창의적인 축구를 통해 성장한 아이들이 수원FC가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릉 경포여중-강일여고-울산과학대를 거쳐 2000년 실업팀 숭민원더스에 입단한 김 감독은 축구 선수로서의 원대한 꿈을 키웠지만, 부상 탓에 실업생활 1년 만에 선수생활을 접었다.

하지만 스승인 강재순(현 화천 KSPO) 감독의 권유로 2001년 창단한 강릉 성덕초 여자팀 감독을 맡아 본격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부천 심원초 여자팀 감독으로 옮겨 놀라운 성과를 연이어 보여준 김 감독은 17세 이하(U-17) 여자 축구대표팀 코치로 선임돼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서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는데 기여했다.

이후 양평 단월중과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달 수원FC U-12팀 사령탑을 맡아 ‘금녀(禁女)의 벽’으로 여겨졌던 프로구단 산하 남자 유소년팀 감독으로 처음 선임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 감독은 “프로구단 산하팀 첫 여성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부담감도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제가 가진 강점을 충분히 살려 지도력을 인정받는다면 여성 지도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와 처우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지도자 경력 19년 차를 맞이하는 김 감독은 자신의 유소년 지도 철학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지도자-선수 간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즐기는 축구’, ‘창의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도록 기본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아이들의 플레이를 함께 고민하는 소통과정을 통해 이들의 성취욕을 고취시키겠다”면서 “이를 통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채워나가 능동적인 선수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 성인팀에서 활약할 기틀을 잘 다지도록 충분한 기회와 믿음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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