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울물류센터 인근 과천 화훼농민들 “매년 수천만원 피해”
주암동 일대는 음용·세수도 못 해… 사측 “대책 조속 마련”
SK서울물류센터(옛 유공저유소) 인근에서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과천지역 화훼농민들이 기름이 섞인 지하수 때문에 식물을 재배할 수 없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24일 SK서울물류센터와 화훼농가 등에 따르면 과천시 죽바위로에 위치한 SK서울물류센터는 지난 1970년대 말 설치돼 40여 년 동안 저유소로 사용됐으나 시설 노후화로 지난 2015년 폐쇄됐다.
이런 가운데 인근 화훼농가에서 기름 섞인 지하수로 인해 식물들이 시들시들 말라죽는 등 매년 수천만 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주암동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상수도관이 연결돼 있지 않아 100여m 깊이의 지하수를 이용해 화초류 등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암동 34-1일대 식물원은 5년 전 지하수에서 기름이 섞인 물이 나와 화초류가 죽는 등 피해를 입어 관정을 폐쇄한 뒤 인근 지하수를 이용해 화초류를 재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또다시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나와 2만여 본의 꽃배추가 말라 죽는 피해를 입었다. 저유소 탱크와 100여m 떨어진 주암동 117일대 농원의 경우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하얀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지하수 때문에 화초를 재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음용, 세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주암동 109일대에서 채소와 관엽식물을 기르는 농원 역시 최근 들어 나무들이 시들시들 말라가자 체크를 해보니 지하수에서 기름띠가 섞여 나왔다고 주장했다. 농장주 A씨는 “농원 안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놓았는데 물고기들도 기름 물을 마셔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농민들은 오래전 유공저유소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지하수를 통해 올라오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특히 기름 섞인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나올 경우 이 일대 수백여 화훼농가로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SK서울물류센터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화훼농장에서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돼 지하수 성분을 분석했으나 휘발유나 경유, 등유 등의 성분이 아니라, 윤활유 성분으로 밝혀졌다”며 “올해에도 이 같은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에 지하수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암동 일대 지하수 기름문제는 5년 전에도 제기됐다”며 “이른 시일 안에 현장을 방문, 정확인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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