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친일잔재 청산,너무 오래 미뤄둔 숙제…잘못된 과거 성찰해야”

3·1절 기념사 “변형된 색깔론 기승..빨리 청산해야 할 친일잔재”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 오래 미룬 숙제, 공정한 나라의 시작”

3ㆍ1절 100주년을 맞아 1일 오전 11시 ‘함께 만든 100년, 함께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로 광화문 광장에서 6천 명의 시민을 포함, 1만5천여 명의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및 유족, 정부 요인, 7대 종단 대표, 주한 외교단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은 만세운동 행렬이 운반하는 대형 태극기가 광화문 광장에 집결하면서 시작됐다. 만세 행진에는 100년 전 만세운동의 길을 재현해 독립문과 대한문 근처에서 각각 출발, 광복군 서명 태극기와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를 앞세우고 수기 태극기, 만장 등을 흔들며 시민들이 참가했다.

또 광화문에서도 3·1운동 당시 널리 사용된 ‘진관사 태극기’를 복원하여 군경합동의장대가 이를 함께 들고 앞서고 대통령 내외를 비롯, 국민대표 33인이 뒤따르며 무대에 올랐고 이어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다. 독립선언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발행한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선언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잘못된 과거를 성찰해야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친일은 반성해야 하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한다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친일잔재 청산”이라며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직도 사회에서는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는 도구로 빨갱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빨갱이는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되고 새로운 100년도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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