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앙 수준 미세먼지, 정부는 도대체 뭘하고 있나

이쯤되면 재난을 넘어 재앙 수준이다. 밖에선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고, 숨을 제대로 쉴 수도 없다. 집안이나 사무실 등 실내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 카페 등 내부 미세먼지도 ‘매우 나쁨’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미세먼지를 피할 곳이 없는 듯하다. 정상생활이 불가능한 끔찍한 상황에 민심이 들끓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데 숨쉬는 것 조차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경기도가 5일 오전 0시를 기해 초미세먼지(PM-2.5) 경보를 발령했다. 경기ㆍ인천ㆍ서울 등 수도권에 사상 처음으로 5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은 제주를 포함, 전국 12개 시ㆍ도에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6일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곳곳에서 ‘매우 나쁨’으로 예보돼 잿빛 하늘이 계속된다. 수도권엔 6일째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최장ㆍ최악의 미세먼지에도 지방자치단체는 경보 발령과 함께 외출을 자제하고, 실외 활동 및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내는게 고작이다. 행정ㆍ공공기관부터 미세먼지 줄이기에 앞장선다는 취지로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지만 차량 2부제 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수도권 소재 51개 민간사업장도 자발적으로 저감조치를 시행한다는데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 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비상저감조치만 발령했지 실효성은 의문이다.

연일 계속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민 삶을 바꿔놓았다. 직장인들은 점심 약속을 취소하고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있다. 노점이나 전통시장, 야외 카페 등은 손님이 평소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로 인해 영세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미세먼지가 생활 불편을 넘어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에 숨도 제대로 못쉬겠다고, 매일 화생방훈련하는 기분이라고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지만 정부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약 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악화된 것 같다. 효과없는 대책을 재탕, 삼탕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동안 중국 탓을 하느라 국내 요인에 소홀했고, 말로만 비상대응조치를 했지 실효성은 없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부실하게 대응할 것인지 답답하고 짜증스럽다.

정부와 여야는 미세먼지에 갇혀 숨 쉬는 것조차 힘든 국민들을 구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를 비상 재난상황으로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고강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외국 성공사례도 벤치마킹하고, 중국과도 공조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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