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전국을 강타하며 업계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제약ㆍ가전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며 비명을 지르는 반면 외식업계는 실내 공기 질을 우려하며 줄어드는 고객 감소에도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해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7일 이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가 생산하는 보건용 마스크, 진해거담제, 안구세정제 등은 매출이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동국제약의 황사마스크는 올해 1~2월 판매량이 급증하며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보령제약의 진해거담제 ‘용각산’과 동아제약의 안구 세정제 ‘아이봉’, 유유제약의 코 세척제 ‘피지오머’ 매출도 증가세다. 용각산과 아이봉은 올해 1~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났고, 피지오머는 올해 1~2월 매출이 10%가량 늘었다.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증한 가전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공기청정기 판매 일일 기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3배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2월 판매도 작년보다 1.5배에 달해 올 1분기에 최고의 판매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도 이달 들어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주문이 갑자기 밀려들면서 일부 인기 모델은 일주일 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반대로 외식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실내 공기 질을 우려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책을 내놓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본사 차원에서 전국 212개 매장에 1천200대가 넘는 공기청정 시스템을 설치해 가동 중이다. 전국 매장 수가 1천270여 개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설치율은 17%에 불과하다. 다른 일반 음식점과 카페 대다수는 이마저도 설치가 안 되어 있거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해 고객들을 뺏길세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미세먼지 기승으로 고객의 발길이 줄며 연초 외식업계 매출이 10~20%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미세먼지와 폭염 여파로 공기청정기, 에어컨 구매가 늘고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며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지급결제동향’을 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신용카드 사용액은 1조 8천62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8% 늘었다.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ㆍ통신판매 부분에서 18.4%, 가구ㆍ가전제품에서 10.8%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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