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곳곳 인근 주민·택시기사들 모여 버젓이 흡연
“담배연기 없는 상쾌한 통학로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수원시가 학생ㆍ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쾌적한 통학로 조성을 목적으로 지정한 ‘청소년 참여형 금연거리’에서 버젓이 흡연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다.
20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 선일초ㆍ산남초ㆍ율천중ㆍ영신중ㆍ수원농생명고 등 5개 학교 통학로를 ‘청소년 참여형 금연거리’로 지정, 해당 거리 내에서 흡연 시 최대 5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학교 주변 금연구역은 학교로부터 반경 50m 거리로 한정돼 있지만, 시의 ‘청소년 참여형 금연거리’는 학교별로 200~800m에 달하는 학교 주변 통학로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실제 찾은 ‘청소년 참여형 금연거리’에서는 흡연자 다수가 포착되는 등 금연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20일 오후 찾은 영통구 산남초 인근 통학로.
‘이곳은 금연거리입니다’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인근 주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삼삼오오 모여 흡연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의 흡연 행태는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낮 하교 시간을 맞아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나와 금연거리로 이동함에도 흡연자들은 미동조차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학교 앞에서 10년째 분식집을 운영 중인 A씨는 “금연거리로 지정돼 있지만 단속하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이 그냥 흡연을 하고 있다”며 “현수막뿐 아니라 도로에도 ‘금연거리’ 문구가 있으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선구의 선일초 현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 곳 통학로 옆 차도에 차를 정차해놓은 채 금연거리 위로 올라와 담배를 피우는 택시기사들의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학부모 B씨는 “택시기사들이 매일 학교 앞에서 담배를 피워 학부모들이 ‘금연어머니회’까지 만들어 계도에 나서고 있다”며 “이런 노력에도 택시기사 등 흡연자들은 관심도 없어 흡연이 줄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금연거리에 대한 홍보와 단속 인력 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학부모 등의 의견을 반영해 더욱 신경 써서 금연거리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설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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