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불러 절취한 차량 운전시킨 후 자신의 차량으로 도주… 구속영장 발부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33) 부모 살해 사건과 관련, 피의자 A씨(34)가 범행 직후 이씨의 동생을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A씨가 사건 현장을 빠져나갈 당시 대리기사를 부른 것이 뒤늦게 확인되는 등 사건 후 A씨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며칠 뒤 이씨의 동생을 만났다. A씨는 이씨의 어머니 행세를 하며 “내가 잘 아는 성공한 사업가가 있으니 소개를 받으라” 등의 문자를 보내며 자신이 그 사업가 행세를 한 채 이씨 동생을 만났다.
경찰은 당시 만남에서 A씨가 이씨의 동생을 대상으로 추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A씨 측은 A씨가 범행 직후 죄책감에 이씨 동생을 만나 사죄하려 만난 자리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이씨 동생과 A씨는 식사를 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A씨가 범행 후 현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대리운전기사가 함께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후인 지난달 26일 새벽 3시께 현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현금 5억 원과 함께 이씨 아버지가 평소 운행했던 벤츠 차량도 절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인근 대리업체를 통해 대리기사를 호출한 뒤 대리기사에게 벤츠 차량을 운전하도록 했다.
A씨는 대리기사 B씨에게 “(벤츠)차량을 몰고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한 뒤 사건 현장에 주차해 둔 자신의 렉스턴 차량을 몰고 해당 장소를 빠져나갔으며, B씨는 벤츠 차량을 몰고 A씨를 뒤따라 갔다. 이후 A씨는 B씨로부터 차량을 넘겨 받은 뒤 지난 13일까지 벤츠 차량을 직접 운행하고 다녔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벤츠 차량은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가 발견된 평택의 한 창고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일 대리기사 B씨를 소환, 사건 당일 A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A씨에게 어떻게 차량을 인계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안양동안경찰서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 취재진들에게 “달아난 공범들이 살해한 것”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양휘모ㆍ박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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