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부적합’의 미세먼지 마스크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는 외출시 고농도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여서 소비자들은 그동안 불량제품을 착용했던 게 아닌가 불안해 한다. 속인 업체들도 문제거니와 관리 감독을 제대로 못한 당국의 책임도 크다.
황사나 미세먼지 입자를 걸러내려면 ‘KF(Korea Filter)’ 표기가 된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KF80은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이상 차단할 수 있고, KF94는 0.4㎛ 크기 입자를 94% 차단할 수 있다. 시중엔 ‘KF80’, ‘KF94’, ‘KF99’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KF80 이상 제품을 착용해야 황사나 미세먼지를 여과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에 판매되는 보건용 마스크 제품 50개(KF80 27개, KF94 23개)의 성능을 조사한 결과 1개 제품이 ‘성능 부적합’, 6개가 ‘표시사항 부적합’, 3개가 ‘과장 광고’, 1개가 ‘사용기한 초과’ 등 총 11개 제품이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은 A마스크는 ‘KF94’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측정결과 87%밖에 먼지를 걸러주지 못했다. A마스크는 현재 유명 제약회사 브랜드로 판매되지만 실제 제조업체는 중소업체로, 과장광고 지적도 받았다. B마스크의 경우는 포장지에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먼지 완벽차단’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다 허위ㆍ과장광고로 적발됐다. 안성 소재 중소업체에서 생산되는 B마스크 역시 유명 제약회사 브랜드로 포장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 제조사의 주소, 제조연월일, 사용기한, 중량ㆍ개수, 제조번호 등 표시사항을 어긴 제품도 다수 적발됐다. C마스크는 제조일자가 ‘2015년 6월23일’로 사용기한(36개월)을 9개월이나 초과했다.
정부가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유일한 미세먼지 대응이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스크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마스크들도 나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KF 인증을 신청한 제품 478개 중 65개(13.5%)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식약처가 적발한 허위광고 현황을 보면, 2017년 135건에서 2018년 87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월까지 두 달만에 680건이 적발됐다.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품질 및 안전기준 관리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공정위나 소비자단체 등도 불량 마스크가 나돌지 못하도록 제품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마스크 관리라도 똑바로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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