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인천에서 한중일 문화를 들여다 보다

임미정
임미정

한국, 중국, 일본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동양 3국은 서로 말과 글은 다르지만, 한자를 기반으로 형성된 단어가 많고,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정서와 문화가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게 연결되어 있어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과 전쟁을 거치면서도 그 속에 자연스럽게 생활문화와 전통도 스며들었다.

이렇게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들과 매년 각 나라의 문화적 전통을 대표하는 도시 한 곳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해 연중 문화교류 행사를 열고 있다.

2012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오랜 갈등과 반목을 도시 간 문화교류와 협력을 통해 해소해 나가자는 취지로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지정해 연중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2014년부터 광주, 청주, 제주, 대구, 부산에 이어 올해는 인천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3개 도시 간(인천, 중국 시안, 일본 도시마구)의 다양한 문화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문화를 잇는 하늘길, 평화를 여는 바닷길’이라는 슬로건 하에 오는 4월부터 12월까지 동아시아 ‘아트플랫폼’ 릴레이 작가전, 동아시아 생활문화축제, 동아시아 합창제, 한·중·일 문학 컨퍼런스, 인천 컬쳐나잇 등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디아스포라 동아시아 영화제, 경인아라뱃길 리딩보트 ‘선상문학회’, 한·중·일 전통의상 문화교류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인천 시민의 정서를 녹여 주리라 생각된다.

인천은 개항장을 비롯해 청, 일 조계지가 자리 잡았던 곳이고 아직도 차이나타운과 그 주변 일대에 개항 시절에 지었던 건물들의 모습이 남아있다.

인천시는 그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여 트렌디한 생활문화축제를 준비하고, 동아시아의 문화유산인 한자를 교류하며 문화가 풍성한 인천을 만든다.

예술가가 창작하고 일반시민은 수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예술도 기업화가 되고 있고, SNS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문화를 창작, 유통, 판매하는 시대이다.

인천은 공항, 항만 등 굵직한 하드웨어만 있는 곳이 아니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EDM 페스티벌 등 각종 음악 축제와 춤과 흥이 어우러진 도시이다.

4월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연중 펼쳐질 이번 문화 잔치가,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닌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천에 정착한 지 20년이 지나서 문화해설 코디네이트와 3시간 투어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개항장이 어디인지, 조계지가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관심이 곧 지식인 듯하다.

팍팍한 생활사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이다 보니 축제나 문화행사를 찾아다닐 만큼 여유가 없기도 하고 건성으로 지나칠 때가 많다. 그렇지만 취지나 행사자체에 대한 콘텐츠가 알게 되는 만큼 보여서 제대로 한번 체험해 보려고 한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비장하고 매력이 있는 도시 인천에서 말랑말랑한 콘텐츠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문명이 아닌 문화가 선진적인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임미정 사단법인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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