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묘 파내야 한다는 ‘도올’ 사죄하라”…보수단체 규탄 집회

국내 보수진영이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이승만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사죄를 촉구하며 27일 오후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연우기자
국내 보수진영이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이승만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사죄를 촉구하며 27일 오후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연우기자

도올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가 최근 이승만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 보수진영이 반발 집회를 열며 맹공에 나섰다.

27일 자유대한호국단, 자유연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입구 앞에서 50여 명의 지지자와 ‘도올 김용옥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8시 김 교수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도올이 전하는 몽양 여운형: 우린 너무 몰랐다’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이승만 초대 대통령 비판 발언에 대해 사죄를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16일 방송된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승만을 미국의 괴뢰로 지칭하고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인물”이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승만을) 당연히 파내야 한다. 우리는 이 대통령 밑에서 신음하며 자유당 시절을 겪었고 4ㆍ19혁명으로 그를 내쫓았다. 그는 역사에서 이미 파내어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들은 “싸구려 선동질을 멈추고 국민을 호도하지 마라”고 외쳤다.

집회에서 강민구 턴라이트 대표는 “자유시장경제의 온갖 혜택을 누린 도올이 건국 아버지인 이승만의 묘를 파내야 한다는 막말을 했다”며 “해당 발언은 대한민국 건국 정신을 부정하고 북한 공산주의 체제를 친근하게 포장하는 것이다. 학자라면 학자답게 진정한 공부를 해라”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도올 김용옥 규탄 집회’를 연 보수진영 관계자들이 경기도문화의전당 안에서 시민과 마찰이 일자 경찰이 중재하고 있다. 사진=이연우기자
‘도올 김용옥 규탄 집회’를 연 보수진영 관계자들이 경기도문화의전당 안에서 시민과 마찰이 일자 경찰이 중재하고 있다. 사진=이연우기자

공연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보수진영은 비난 강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과는 5차례가량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경기도문화의전당 안으로 들어가 “대한민국 ‘빨갱이’들이 다 모였다”며 실시간 SNS 방송을 진행, 이에 시민들이 초상권 침해를 말라고 항의하자 서로 욕설이 오갔다. 또 다른 시민들이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한바탕 ‘삿대질’ 소동이 일었지만, 다행히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공연장을 찾은 한 50대 여성은 “합법적인 집회라고 하니 말릴 수는 없겠지만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럽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 온 공연이었는데 기분을 망쳤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신고 외 장소에서 집회가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했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질서유지에 나섰다”며 “아무런 사건ㆍ사고 없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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