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포커를 좋아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도 전투가 없는 날에는 참모들과 포커 내기를 했다.
그런데 한번은 포커를 하다 나폴레옹이 카드 하나를 소매 속에 숨겨 두었다가 불리해 지면 슬쩍 사용하는 것이 부하들에게 들켰다.
“아니 장군께서는 한 장을 더 갖고 계시는데 위반입니다”하고 한 참모가 항의하자 나폴레옹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장군이잖나...”
지난주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골프 매너가 엉망이라고 골프 칼럼니스트 릭 라일리가 폭로해서 화제가 됐다.
심지어 그의 골프 실력은 ‘사기’라고 까지 극언을 했다. 예를 들어 골프 규칙에서 생명처럼 여기는 것이 ‘공을 건드리지 않는 것’ (No Toch)인데 트럼프는 공이 나쁜 자리에 떨어지면 발로 차서 좋은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축구 황제 펠레에 비유했다. 규칙을 위반하고 축구하듯 공을 차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을 물에 빠뜨리고도 빠지지 않았다며 뻔뻔스럽게 물가에서 샷을 한다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함께 치는 사람의 공이 자기보다 좋은 위치에 떨어지면 감쪽같이 그 공을 발로 차서 나쁜 곳으로 보내고는 시치미를 뗀다.
오래전 우리나라 국무총리를 역임한 K씨도 골프를 즐겼다. 그 실력도 ‘싱글’소리를 들을 정도다.
그런데 그와 골프를 친 사람의 말에 의하면 샷을 잘못했을 때 수행원이 얼른 주머니에서 새 공을 놓아 주더라는 것이다. 그린에서 홀에 공을 넣을 때도 공을 집어 좋은 위치에 놓고 퍼팅을 하는데 그게 어디 ‘싱글’ 실력이냐고 했다.
5ㆍ16후 어떤 정보부장은 기업 총수들을 불러 골프를 치는데 돈 내기로 유명했다. 그 당시 1점에 백만원을 걸었으나 골프가 끝날 즈음에는 몇 천만원 까지도 그의 손에 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이긴 점수가 정정당당하게 게임 룰을 지켜서 얻은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자기 공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터치를 하고 심지어 상대방 공이 풀숲에 들어가면 친절하게도 공을 찾아 주는 척하며 발로 밟아 나뭇잎이나 흙으로 묻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공을 잃어 버려 벌점을 받게 되고 돈도 많이 잃는다.
그런데 이처럼 권력에 취해 있으면 골프 룰이 자기 멋대로 변질돼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들 권력자들의 잘못 된 플레이를 보고도 아무도 그것을 말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친 누구도 그의 벗어난 룰을 말하지 않았고 옆에서 골프채를 메고 다니는 캐디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우리의 K전 국무총리나 정보부장도 그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권좌에서 실각했을 때 비로소 이야기가 퍼졌다. 오히려 그 권력자가 공을 잘못 치면 ‘다시 하시죠’ 하거나 ‘위치를 바꿔서 치세요’ 하고 위법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러고도 권력자와 어깨를 나란히 골프를 쳤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감격스럽게만 생각하는 것.
이런 골프는 골프장 뿐 아니라 우리 정치, 사회, 종교, 교육…모든 분야에서 일어 나고 있다.
“3천500만원 포르셰가 어때서?”
“집 3채가 무슨 문제인가?”
자기 자녀는 외국어 고등학교에 보내 놓고 외고 폐지를 주장하는가 하면, 오늘 20대들의 지지가 떨어진 것은 과거 교육이 잘못 됐기 때문이라는 등, 지금 이 순간도 변칙 골프는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굿 샷!’하고 변칙에 박수를 치는 플레이어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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