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 우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입지 선정 ‘난항’

수도권매립지공사, 3개 시·도와 행정절차 우선 추진 소위 구성
타당성조사 용역·기본설계 추진 반입 폐기물 감축 방안도 논의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대체 장소의 선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후속 매립지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우선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주민 반발 등에 따라 입지 선정이 늦어지면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경기ㆍ인천ㆍ서울 등 수도권 3개 시·도와 매립지공사 등은 대체 매립지 입지 선정 전 매립지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과 기본설계를 먼저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소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앞서 매립지공사는 지난달 26일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사용 기간인 2025년 8월 이전에 후속 매립지를 조성하려면 최소한 행정절차라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수도권 3개 시·도 등과 소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 소위원회는 행정절차 진행 여부와 시행 방식 등을 먼저 논의해 올해 6월께 열릴 예정인 공사 운영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매립지가 조기 포화하는 것을 막고자 매립지 반입 폐기물 감축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소각 등 중간 처리를 하지 않은 폐기물의 반입수수료를 높이고 지자체별로 반입 폐기물 총량을 정해 이를 초과하면 추가수수료를 내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최근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에 하루 평균 반입되는 폐기물량은 1만 3천t 수준으로, 설계 당시 예상했던 1만 2천t보다 많아 사용 기간 이전인 2024년 11월쯤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대체매립지 위치를 정하기 전에 행정절차를 먼저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내부 검토 결과”라며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반입량을 줄여 3-1매립장이 조기 포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 사용종료 후 수도권 폐기물을 처리할 대체매립지는 입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공동으로 진행한 ‘대체 매립지 후보지 선정에 관한’ 연구 용역은 지난달 19일로 과업 기간이 종료돼 최종보고서가 제출됐으나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 내용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매립지 후보지로 인천 영종도 등 일부 지역이 언급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일찌감치 ‘반대투쟁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상태다.

특히 최근 박남춘 인천시장이 온라인 시민청원 답변에서 희망지역 신청을 받는 공모 형식으로 신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장소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스스로 쓰레기 매립지를 유치하기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입지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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