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만나는 세상] 우리는

그는 시리도록 푸른 빛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처럼

넓은 가슴으로 품고 사는 그는,

한없이 높은 하늘에 보석 같은 별빛들을

하나 하나 총총히 밝히는 그는,

파랑이다.

그녀는 쏟아져 내리는 붉은 빛이다.

빨간 빛이 뚝 뚝 떨어지는 장미처럼

열정으로 넘쳐나는 그녀는,

언제나 그 곳에 있는 태양처럼

뜨거운 사랑으로 겨워 겨워 하는 그녀는,

빨강이다.

그저 어두운 터널 끝 불빛 한 점을 보고

묵묵히 뚜벅 뚜벅 걸어가는 우리는,

오히려 어두운 세상 그들의 등불이 되고자

자신의 빛을 찾으려 애쓰는 우리는,

초롱초롱한 눈빛과 마주하고

그들의 세계를 펼쳐주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꿈

그 꿈들을 끄집어내어

그들 앞에 찬란하게 펼쳐 보여주는,

그리하여 아이들

희망의 씨앗 하나 가슴에 심어주고

싹 틔워 자라도록

붉은 빛, 파란 빛으로 보살피는 우리는

우리는

선생님이다.

강정화 평택 성동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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